베트남 호치민을 방문하는 친구나 손님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택시는 '비나썬'이나 '마일린' 브랜드만 기억하고, 다른 것은 곁눈질도 하지 말고 절대로 타지 말라."
호치민 공항에 도착하면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이동하기 쉬운 수단은 택시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시는 것이 '그랩 카'인데,
'그랩 카'는 멀지는 않지만 특정 장소로 이동을 해서 타야 하고, '그랩 바이크'는 또 국내선 도착 장소까지 가서 타야 한다.
조금 걸어가서 그랩을 불러서 타도 되지만... 손님을 모시러 수십 번 공항에 나가보면 변수가 참 많다는 것을 체감하였기에 택시를 추천한다.
그 변수로는...
1) 오후 3~4시가 되면 가끔 쏟아지기 시작하는 비
2) 통상 한국에서 오는 비행기가 밤 11시~새벽 1시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3) 공항 외부에 그랩카가 있다면 들어오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과 기타 추가적인 소통
이게... 어른들이나 손님을 모실 때에는 작은 차이지만, 포괄적인 만족도에서 차이가 난다.
긴 시간 비행에다 이미그레이션에서도 그리 오래 기다렸는데, 후덥지근한 날씨를 마주하고 나면 짜증이 나게 마련.
거기서 그랩 어플로 우왕좌왕하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기다리다보면 첫 시작이 조금 애매해지게 되는 경우가 30~40% 정도 있다.
가격 또한 그렇게 싸지만은 않은데, '그랩 카 가격'의 기본 모델은 '수요 대비 공급'이기 때문이다.
콜을 하는 사람 수 대비 콜을 받는 차의 수에따라서 가격이 변동되는 것인데, 비가 오거나... 밤이 늦거나... 사람이 몰리는 때라면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는 것. '그런데 비행기에서 내려서 모든 사람이 그랩 콜을 때리고 있는데 비까지 온다?' 그다지 메리트가 없다.
한국에서 호치민에 오는 비행기들이 밤늦게 비슷한 시간대에 모두 들어오고, 일본과 중국 일부도 동일한 시간대에 들어온다.
(낮에 도착하는 비행편에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호치민 공항에는 공항 이용료가 요금에 더해지는데,
1) 택시는 10,000 동 정도 ( 공항에 내는 것은 9 천동이지만, 보통 1만 동을 받는다 )
2) 그랩은 14,000 동 정도를 운행 가격에 더해서 받는 것 같다.
( 아마도 민간 업체에 대한 요율을 더욱 높여 적용하는 듯 )
이야기가 길었는데, 결론은 공항에서 시내로 갈 때에는 이것 저것 고려했을 때에 오히려 택시가 싸거나 훨씬 편리할 수 있으니 택시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는 것.
하지만 '비나썬(vinasun)' 이나 '마일린(mai linh)' 택시만 이용해야 한다는 것.
( 시내에서 이동을 할 때에는 보통 그랩/고젝/be가 택시보다 더 싸다 )
상세하게 한 번 설명을 해보면...
공항에 도착하면 보통 일부 금액만 환전하여 1) 유심을 구매하고 2) 택시비를 지불하면 된다.
-통상 택시비는 : 호치민 공항에서 1군(시내 중심부) 까지라면 18~25만 동 (한화로 1만~1만 3천 원 정도)
-유심은 : 20~25만동 (한화로 1만~1만 3천 원 정도)
공항 출국장을 나서서 무작정 왼쪽 끝으로 가면 (택시 승강장), 오만 택시 회사의 호객꾼들이 말을 걸어댄다.
하지만 나지막히 반복적으로 외치자. '비나썬'(!)
그러면 거의 마지막쯤에 배차를 해주는 비나썬 파견 인원이 있는데, 그 안내원이 온 순서대로 택시를 잡아준다.
( 그래도 확인하자. 'V I N A S U N'이라고 쓰여 있는지 )
가끔 그 택시라고 와서 타라고 하는 'VINA 택시'나 가짜 택시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행선지를 안내원에게 꼭 미리 말 해주거나, 구글맵 주소를 보여줘야 한다.
택시가 그랩보다 어려운 것은 1) 행선지 주소를 설명하는 것과 2) 마지막에 결제 금액이 얼마인지 알아듣는 것이기 때문
1) 행선지 주소는 구글맵 주소를 보여주면 되고,
2) 결제 금액은 ( 212.0 이라고 되어있으면 212,000동이라는 뜻이다 )
2021.05.01 - [여행 & 맛집] - 베트남 호치민 택시 & 그랩 잡기
사실 이 포스팅을 쓰는 것은, 호치민 거주민임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에 '가짜 택시'에서 '밑장 빼기'를 당했기 때문이다.
보통의 낙천적인 사람들보다 130% 정도 매사에 훨씬 조심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부지불식간에 당했다.
물론 그날따라 뭐에 홀렸는지, 정신이 없었는지는 몰라도 당했다.
택시 위에 달려있는 배너를 꼭 확인하고, 정차되어 있는 택시만을 잡아서 타는 편인데... 그날따라 마음이 급했나 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가짜 택시를 구별하는 방법은
1) 택시의 배너와 문짝에 VINASUN (비나썬)이라고 적혀있는지를 확인 ( 컬러마저 비슷한 경우가 있다 )
2) 창문에 과도한 짙은 선팅이 되어있다 ( 그래서 창문을 내리고 다니다가, 피해자가 탑승하면 창문을 올린다 )
3) 카드 결제가 절대 안 된다 ( 이건 브랜드 택시도 현금을 선호하긴 하는데, 목적이 좀 다르다 )
4) 4인승 택시 ( 손을 뻗어서 고객에 닿을만한 거리여야 하기 때문에, 7인승인 경우를 못 봤다 )
아래 사진에서 왼쪽은 비나썬, 오른쪽은 가짜 택시
( 배너에 비나썬 마크가 없고 TAXI라고 써져 있으며, 썬팅이 너무 짙다 )
주요 출몰 지역은, 여행객들이 많이 모이는....
1) 벤탄 시장 2) 부이 비엔 (여행자 거리) 3) 응웬 후에 광장 (오페라하우스 앞) 4) 일본인 거리 등
사기를 치는 방법은 크게 3가지인데,
1) 미터기 조작 ( 통상 금액 대비 2배에서 10배까지 )
2) 10만 동을 받고 나서 1만 동을 줬다고 우기기 ( 자매품 : 50만 동을 받고 2만 동을 줬다고 우기기 - 같은 파란색이기 때문 )
3) 정신을 빼놓고 소매치기하기 ( 지갑을 달라고 해서 지폐를 빼돌리거나 시선을 돌리고 지갑 등을 가져가기 )
이런 사례들을 워낙 많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2번과 3번을 당했다.
실제 사례를 묘사해 보면....
벤탄 시장 근처에서 업무 미팅이 8시쯤 끝나고... 그날따라 마음이 급했는지 정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탔는데, 도로 중간쯤에 서서는 얼른 타라고 하는 것 ( 뒷 차가 밀려드니 마음이 급해져 택시 배너를 정확히 다시 한번 체크하지 못했던 이유였다 )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카드로 결제하려고 보니 '비나썬 택시'가 아니라는 것이었고, 이를 내려서 확인하려는데 내리게도 못하게 하고 문을 걸어 잠근 채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어 확인을 하라고 하는 것이었다.
거기까지는 내 실수라고 치고, 부주의했던 나 자신을 자책했다.
현금으로 결제를 하려고 미터기를 보니 232.0이 찍혀있어야 할 미터기에 2322.0이 찍혀있다.
( 232.0 = 232,000 동 이라는 뜻이고, 2322.0 = 2,232,000 동이라는 뜻... 10배의 금액이다 )
거주민으로서 수십 번을 왕복했었기에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는 것을 알기에 베트남어로 말했다. "그래서 얼만가요?"
23만 동이란다. '미터기로도 조금이라도 사기를 치려고 하는구나' 싶어서 한숨을 쉬고 있는데, 보통 얼마가 나오냐고 한다.
16~18만 동이라고 하니까 그러면 18만 동만 달라고 한다.
( 베트남에서는 택시 기사가 이런 경우는 절대 없다. 모자란 돈은 자기가 메꿔야 하기 때문. 가끔 자신이 길을 잘못 들어서서 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을 때에는 미안하다며 자신이 그만큼을 깎아주는 경우만 가끔 있을 뿐. )
사기 택시치고는 의외라고 생각하고 10만 동짜리 지폐 2장을 건넸는데, 자꾸만 '스몰 머니'가 없냐고 외치길래... '2만 동 나한테 주면 되는데 왜 없는 스몰 머니를 달라고 하냐'라고 했더니, 내가 지폐 하나를 10만 동이 아니라 1만 동으로 잘못 주었다는 것. 보통은 무슨 되지도 않는 소리냐며 난리 벙거지를 쳤을 테지만, 이날은 조금 이상했다. 차에 선팅이 아주 짙게 되어있어서 가방에서 지폐를 셀 때에도 잘 보이지 않아서 고생했는데, 그래서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다시 10만 동을 주었다. 그런데 제대로 10만동을 확인하고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1만 동을 주었다는 것. 이번에는 확실히 확인을 하고 줬기에 '10만, 10만, 2 장을 줬는데 뭔 말이냐'라고 했더니 바로 ok를 연발한다.
이 짧은 순간에 2번을 사기 치려고 하다니 엄청난 놈이라고 생각을 하였는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자기가 16만 동에 해주겠단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렇게 거스름돈 2만 동 지폐를 2장 주는데 그냥 주는 것도 아니고 두꺼운 책 위에 지폐 2장을 올려서 공손하게 주는 것이었다. 그때 알았어야 했다 또 다른 날치기 술수였음을....
결과적으로 나중에 보니 가방 앞주머니에 있던 현금이 죄다 사라졌는데, 가방을 앞으로 메고 있었어서 더욱 손이 닿기 쉬웠던 것이었다.
그 두꺼운 책 밑으로 손이 들어와서 앞 주머니를 털었거나, 화가 나서 한숨을 쉬며 위를 올려다보았을 때 손이 들어왔거나 둘 중의 하나였다.
이러나저러나 짧은 시간에 손이 어떻게 그렇게 들어올 수 있었는가는 아직도 의문이다. 나의 부주의함도 있었을 것이고, 차량이 너무 어두워서 손이 보이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또한 택시를 내려서 가게에서 돈을 정리하려 했을 때 알게 되었을 만큼, 까맣게 몰랐다.
150~200 만 동을 털린 것 같은데, 택시비로 털린 것보다 몇 배는 더한 돈을 털린 것.
호치민에 오래 살았다고 자만하지 말라는 뜻으로 알고 앞으로는 더욱 조심해야겠다고 일단락 지었는데, 관광객이라면 더 위험한 포인트들이 많았을 것 같다. 대략 4가지로 정리해 보면,
1) 우선 미터기가 그렇게 10배로 찍혀있는 채로, 목소리를 높이거나 따발총으로 말을 쏴대어 정신없게 만들면 당황하여 미터기에 찍혀있는 금액은 당연히 줘야 하는 것으로 설득되어 딸려갈 수 있다. ( 그럴 때에는 창문을 내리든 내려서든 큰 소리를 내어서 주변에 도움을 구하자. 조금 싸워도 된다. 통상적인 금액대가 있는데 사기를 쳐도 정도껏 쳐야... )
2) 잔돈이 없냐고 봐준다고 지갑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 스몰 머니 스몰 머니 하면서 정신을 빼놓고, 자기가 체크해 준다고 하고 50만 동 지폐나 100달러 등을 하나 슬쩍 한 뒤, '잔돈 진짜 없네' 하면서 지갑을 돌려준다. 절대 지갑이나 현금 더미를 주면 안 된다 )
- 현금을 셀 때 장난 삼아서라도 낚아챌 수 없게 거리를 두자
3) 50만 동을 줬는데 2만 동을 줬다고 하거나 (동일한 블루 계열), 10만 동을 줬는데 1만 동을 줬다고 하거나 ( 동일한 그린 계열 ), 20만 동을 줬는데 5만 동을 줬다고 하는 경우 ( 동일한 레드 계열 )
- 주고 나서 화를 내며 우기면 곤란하니, 주기 전에 한 장씩 확인을 받고 건네줘야 한다.
4) 정신이 없게 만들어서 지갑이나 핸드폰, 일부 현금을 슬쩍하는 경우 ( 지퍼를 단단히 잠가두고, 거리를 두자 )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가짜 택시를 타지 않는 것이다.
물론 '비나썬'택시를 타고 가끔 제정신이 아닌 택시 기사들이 100명 중에 1명 정도는 있지만... 불친절이나 앵벌이의 영역이지 사기의 영역은 아니니 그나마 위험이 덜할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현금 다발이나 지갑은 누구에게도 건네주지 않는 것으로.
( 베트남동 단위가 워낙 다르다 보니, 10만 동짜리 15장을 줘야 할 것을 50만 동짜리 15장을 줬다는 일화가 종종 들린다... )
더욱이나 요새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이상한 일들이 더욱 많이 벌어질 것 같은데,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 위험은 방지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에
포스팅을 하였다.
저 사건을 겪고 나서 당일에 벤탄 시장 앞으로 다시 달려가서 해당 택시를 찾아내었으나, 아니라고 잡아떼니 그냥 알았다고 하고 사진만 찍어왔다. 많은 여행객 분들에게 도움 되는 글이 되기를... ( 사실 얼굴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아서 100% 확신할 수도 없다 )
황당한 일을 겪었지만 분노가 곧 잠재워졌음에 감사
이를 통해 묵상해 보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음에 감사
몸이 상하지 않고 더욱 큰 일들에 조심하게 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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