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 시간이 23시간이 되면서, 얼떨결에 하게 된 인도 뭄바이 1일 투어.
하지만 지금껏 비행시간이 너무 고되었고 무엇보다도 이른 새벽에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이 간절했던 터라 숙소부터 찾아보았다.
그러다가 찾게 된 '도미토리' 오랜 기간 묵을 계획이었다면 여러모로 좀 걱정이 되는 것이 많았겠으나, 우리는 샤워만 하고 바로 나갈 계획이었으므로 가장 가깝고 저렴한 곳을 찾았다. ( 결과적으로는 2시간 정도 눈도 붙였지만 )
짜뜨라파띠 국제공항 (뭄바이 공항)에서 여러 관광 명소가 있는 중심지까지는 30~35분이 걸리는 거리지만, 우선 근처에서 샤워부터 하고 움직일 요량으로 검색을 좀 해보았다. 다행히 공항 근처에 정말 다양한 숙소가 있었지만, 문제는 '그나마 얼마나 청결하고 신뢰도가 높을 것이냐'의 문제.. 그냥 택시를 잡아타고 냅다 달렸다. ( 공항에서 나가면 무슨 매표소 같은 것이 있는데, 목적지를 말하면 영수증을 끊어주어 배정받은 대로 택시에 탑승하면 된다 ) '볼트'등과 같은 '그랩'과 비슷한 어플들이 있지만, 이거 저거 귀찮아서 그냥 택시를 탔다. 가격도 그리 많이 차이가 나지 않고 괜찮다.
이 정도밖에 거리가 되지 않는다.
사실은 처음부터 여기를 목적지로 삼았던 것은 아니고... 이 옆에 있던 저렴한 레지던스 or 도미토리를 목표로 삼았던 것인데, 풀방이라고 한다. 게다가 갑자기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는 바람에 바로 그 옆에 있는 허름해 보이는 도미토리로 입성했다.
물론 그곳도 풀 부킹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오전 6시부터 10시 정도까지밖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강제 투숙을 네고했다.
들어와놓고 보니, 세상만사에 관심 없어 보이던 청년이 두 자리를 선뜻 만들어주고 현금을 받은 것이... 아무래도 원래 누군가가 하루 종일을 쓰고 있는 자리를 잠깐 내준 것 같다. 왜냐하면 1) 해당 자리에는 누군가의 옷가지가 가지런히 걸려있었고 2) 점심때까지는 나오냐고 재차 확인했던 부분에서 합리적 의심이 생겨났다.
하지만 그런 것이 뭐 대수롭겠는가. 1) 베드 버그와 2) 심각한 냄새 3) 도난만 없으면 된다.
열심히 모기 기피제를 뿌려댔고, 냄새는 다행히도 약간 눅눅한 냄새밖에 없었으며, 도난은 조심하기로 하였다.
각자가 샤워하러 갔을 때에 서로의 짐을 지켜주는 것으로....
그런데 막상 샤워를 하고 나니, 잠이 솔솔 온다. 아직 3~4시간은 족히 남았으므로 잠깐 눈이라도 붙이자고 결의를 했다.
핸드폰이나 귀중품은 약간 밑에 깔아놓고는 잠을 청했는데, 머리를 눕히고 즐긴 잠깐의 단잠이 그렇게 달달할 수가 없었다.
나중에 아침 나절에 일어나고 보니 각종 국가 여행객들의 집합소였는데, 인도/동남아시아/유러피안 등이 어우러져서 다국적 도미토리를 만들어 내었다. 도미토리는 수건은 물론 비누나 샴푸 하나도 없었지만, 항상 그런 것을 챙겨 다니는 까닭에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고는 간단한 아침 거리를 찾을 겸하여 밖으로 나섰다. 아직도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뭄바이 시민들의 모습을 더욱 찬찬히 지켜볼 수 있게 도와주었다. 어디론가 정신없이 움직이기에도 힘들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서브웨이 샌드위치로 아침을 떼우고 어떻게 시내로 나갈까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뚝뚝이 ( 인도에서는 '오토 릭샤'라고 부른다 )를 이용해서 버스 터미널로 가서 시내버스를 이용하기로 결정!
다년간 다져진 '동남아'와 '아프리카' 경험을 토대로... '가격을 정확하게 확정하기 전까지는 선뜻 올라타지 않는다'는 기준을 확실하게 적용.
두세 군데를 교차 검증한 결과 괜찮은 가격을 만나게 되어, 그대로 출발! 오토 릭샤를 타고 내달리기 시작하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인도 뭄바이에 있구나'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덧붙이자면 뭄바이의 오토 릭샤에는 대부분 '미터기'가 있어서, 좀 애매하면 미터기대로 가면 된다.
원래 어느 나라이든지 택시 등 이동수단의 덤탱이가 가장 먼저 타국에서 당면하는 어려움인데, 그래도 이렇게 미터기를 켜고 간다면 상대적으로 안심이 된다.
하지만 하루동안 경험한 결과... 미터기를 켜고 간다고 할지라도 '목적지까지 이걸로 갈 수 있는가?'를 꼭 확인하고 가자. 그렇지 않다면 중간 목적지에 합당한 금액만을 지불하고 가는 것으로 하자. 왜냐하면, '릭샤'는 정해진 행정 구역을 벗어나면 안 되는 것 같다. '택시'는 그런 구역의 제한에서 벗어나서 공항까지도 장거리를 뛸 수 있지만.
원래부터 갈 수가 없는 '릭샤'인데도 우선 '갈 수 있다'라고 손님을 태운 뒤에... 경계선상에서 다른 택시를 잡아주는.. 친절하면서도 황당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 물론 그만치 덜한 금액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할 수가 있다. 우선을 알아놓고 대비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우선은 어찌 저찌하여 '도비 가트'에 도착했다. ( 일명 빨래방 )
우리의 오늘 일정을 총 정리해보면,
1) 아침에 공항 근처 숙소에서 샤워와 식사
2) 도비 가트
3) 점저 식사
4)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
5) 카페
'도비 가트'는 '세계 최대의 손 빨래터'라는 별명이 붙어있는 곳이다.
기네스북에도 등재가 되었고, 7천 명의 빨래꾼이 하루 10만 벌의 세탁을 한다고 하는데... 어느새 그 이름이 빛바랜 지는 오래고, 점차 의뢰받는 세탁물의 수도 빨래꾼의 수도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인도는 세계에서도 드물게 아직까지도 계급이 구분되어 있는 사회인데, 빨래는 최하층에도 속하지 못하는 '불가촉천민'이 담당하는 일이기도 하고 그 직업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싫어서 이탈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1) 호텔이나 가정에도 자체 세탁 시설을 두고 2) 점차 땅값이 오르면서 2024년에는 재개발을 앞두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더욱 급속도로 그 규모가 줄어드는 듯하다.
이곳은 인도의 지하철 역인데, 겉으로만 봐서는 폐허인지 지하철 역사인지 모르겠다.
지하철을 이용해서 시내의 다른 포인트로 이동해 볼까 하다가, 그냥 '릭샤'를 이용하는 것이 낫겠다고 결정...
이곳은 또 하나의 유명한 관광지인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의 근처인데, 간단한 식사를 하러 들렀다.
현지인들에게도 특히나 유명한 식당인지 대기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는데, 저녁 식사 시간보다 약간 이르게 도착하여 그런 것인지 5분이 채 되지 않아서 입장할 수 있었다. 수많은 테이블을 헤치고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도 힘들었다.
음식의 맛도 평균은 되고,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라서 다행이었다. 사실 정통 인도 음식을 좋아하는 편인데... 현지에서는 또 어떨지 몰라서 자제를 하였다. 그냥 혹시 모를 탈이 나더라도 '도전을 좀 할걸 그랬나'하는 아쉬움도 조금은 남는다.
2023.03.25 - [여행 & 맛집] - 베트남 호치민 1군 부이비엔 인도 음식점 로컬 맛집 punjabi
그리고 천천히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로 이동.
사실 관광 명소를 들러야 한다는 생각보다도, 그 과정 중에 사람들을 구경하고 골목 구석구석을 구경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었다.
정말 오래되어 보이는 가톨릭 성당 건물도 인상 깊게 보고, 비둘기도 엄청나게 봤다.
사실 삥 둘러가는 입구에까지 갈 의지도 그럴만한 큰 의미도 우리에게는 없었던 터라, 멀리서 사진 한 방을 찍어보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대신에 2008년에 뭄바이 폭탄 테러의 대상이었던 '타지마할 호텔' 앞에서 사진 한 방씩을 찍는 것으로 갈음하였다.
이제는 그 흔적을 찾을 수도 없지만, 당시에는 파키스탄의 이슬람 세력들이 각 객실을 차례로 방문하며 살해를 자행하였다고 하니... 그 충격은 엄청났을 것 같다. 인도는 대략 80%의 힌두교(9억 7천 명 이상), 14%의 무슬림(1억 2천 명 정도), 이외의 기독교(2.3%, 2천만) 등으로 분포되어 있다고 하는데, 힌두교가 무슬림을 밀어내면서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열된 것이니만큼 언제나 그 위험은 존재한다.
게다가 당시에는 전문 경찰 병력이 수도인 '뉴델리'에 집중되어 있었기에, 테러 집단에 대한 대처도 늦어져서 그 피해가 더욱 컸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스타벅스 타지마할 호텔점을 들렀을 때에도 방문객 모두에 대한 짐 수색이 존재하였고, 이에 불응하는 고객에게는 제재가 가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오후 늦게 가 되어서는 공항으로 슬슬 이동하였는데, 오후 11시 비행기를 앞두고 뭔가 알차게 하루를 보낸 느낌이었다.
무엇보다도, '인도에서는 하루동안 같이 생활한 현지인도 쉽사리 믿으면 안 된다'라고 했던 조언이 생각나서 특히나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였는데, 큰 탈 없이 순적하게 진행되었음에도 감사했다. 인도에서 10년을 생활한 지인분이 말해 준 일화 가운데 '기차를 탔다가 잠깐 짐을 봐달라고 하였는데 짐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더라.'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낯선 곳에서는 조금 더 경계하는 편이 더 나은 것 같다.
인도 뭄바이를 하루동안 보고 느낄 수 있었음에 감사
하루동안 많은 일이 있었으나 도난이나 큰 사건 없이 순적하게 진행되었음에 감사
모든 과정을 즐길 수 있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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