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를 거쳐서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들어가는 비행기 편... 갈 때에는 경유로 8시간을 대기해야 했다.
인도가 다른 나라와 다른 것이, 경유를 할 때에도 기본적으로 '비자'를 요구한다는 것인데, 공항 밖으로 나서지도 않는데도... 그것도 이미그레이션을 나서지도 않는데 '비자'를 요구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인터넷을 폭풍 검색해보니, '도착 비자'가 없어서 다시 출발지로 되돌려 보내졌다는 한국인의 케이스가 1건 정도 되었다 ( 직접 확인한 내용은 아니고, 인터넷 카더라 통신 )
그 악명을 들어서였는지, 호치민에서 뭄바이로 출발할 때부터도 리셉션에서 '인도 비자'가 있냐고 한 두 번 물어보고는 결국은 항공권을 발권을 해 주었는데... 조금 뒤이어 출발한 지인은 항공권을 발권받는 데만도 한참이 걸렸다. 아무래도 그냥 통과 시켰다가 리턴이 되면 해당 항공사도 일이 복잡해지니 미연에 방지를 하고픈 마음이었으리라. 결과는 여하튼간에 2명 모두 무사히 발권이 되어 뭄바이에 도착했다.
'그곳에 내리면 직원이 있을텐데, 그 가이드에 잘 따라야 한다.'는 신신당부와 함께.
호기심이 많은 나는 궁금해졌다. '1) 90%의 가능성으로 리턴이 되는 것인데 항공사에서 다른 경로로 안배를 해 준 것인지 2) 10%의 가능성으로 리턴이 되는 것인데 혹시 모르니 주의를 주는 것인지'말이다.
결과적으로는 2번째에 가까웠다.
인도 뭄바이 공항에 내려보니, 우리와 같은 사례가 당연히도 많았다. 4~8시간 경유하는 시간을 위해서 도착 비자를 받았을 리는 만무하고, 비행기를 내려서 항공권을 보여주며 문의하니까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었다. ( 인도식 영어가 좀 듣기에 어려울 수 있음을 각오하자 )
트랜스퍼 발권 창구와 적당한 의자들이 있는 공간에 머물게 되는데, 누울 수도 없고 충전을 할만한 공간도 여유롭지 않아서 좀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와이파이도 안 되기 때문에... 새벽 시간에 졸음을 참으며 8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고역이었다.
( 와이파이는 인도 폰 번호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직원에게 부탁하여 직원이 승낙을 해주면 일시적으로 30분 정도 사용이 가능하고... 그 이후로는 그마저도 연결이 끊긴다 )
개인적으로는 공항에서 3~4시간을 대기한다고 하더라도 그 여유로움을 즐기는 편인데, 그것은 뭄바이 공항에서는 해당되기 힘들었다.
(온전히 책 밖에 읽을 것이 없다)
대부분의 공항은 그래도 '트랜스퍼 구역'이 꽤나 넓은 편이고 기본 편의시설은 있는 편인데, 뭄바이 공항에는 '인도 스낵 자판기'뿐임을 기억하자. 신용카드로 결제를 해볼까 하다가, 혹여나 정보가 털릴까 봐 시도하지도 않았다. ( 이것은 좀 오바스러운 대응이긴 하다 )
직원에게 여권과 항공권을 주고 나서 대기 공간에 앉아있으면 순차적으로 해당 항공사 창구가 열리는 대로 티켓팅을 해주는데, 이게 참...
언제 열리는지도 모르겠고, 자다가는 놓칠 것만 같고, 아무리 직원이라지만 어느 직원인지도 몰라서 내 여권과 항공권이 걱정도 되는 것이..
쉽사리 잠을 청하게 못하게 만드는 이유이다. 절차가 오래 걸려도 상관은 없는데 그냥 3시간 후인지 4시간 후인지라도 말을 해주면 좋겠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었는데, 기다리다가 결국 4시간 정도 후에야 항공권을 받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출발 시간 2시간 전 정도에 게이트를 오픈할 때에 티케팅을 가서 대신해 주는 것이니, 그냥 좀 맘 편하게 있자. ( 그것이 한국인의 빨리빨리 근성과 스트레스 컨트롤에 좋다 )
관련한 용어들을 이참에 정리
-트랜짓 : 동일한 비행기를 이용 ( 연료 보충이나 청소 )
-트랜스퍼 : 다른 비행기를 이용
-스탑오버 : 24시간 이상 경유 국가에 체류하는 것
-레이오버 : 24시간 이하 경유 국가에 체류하는 것
드디어 나온 뭄바이 공항은.. 생각보다 그 크기가 꽤나 컸다. 각종 브랜드도 입점되어 있고, 식당도 충분히 많고...
다만 '버거킹'과 '맥도널드', '서브웨이'를 찾았다가 낭패를 본 것이, '치킨 버거'만 있다는 것.
소고기는 신성시 되기 때문에 없고, 돼지고기는 부정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없고... 버거킹과 맥도널드에서 비프버거가 없다니.
처음 당면해보는 충격이었다.
그래서 서브웨이에서 대충 뭐라도 주워 먹고는 스타벅스도 잠깐 구경하고... 구석구석 무슨 브랜드가 들어와 있는지도 좀 구경했다.
워낙에 많은 인구가 이용하다보니 공항은 인천 공항만치 깨끗하지는 않았고,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정도였다.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여전히 가장 불편한 사항. (이는 이후에 인도 유심을 살 때까지도 지속되었던 불편함이다)
그리고는 저 구석지 어딘가에서 40여 분간 눈을 좀 붙였다. 물론 불편했지만... 이렇게라도 잠깐이라도 휴식할 수 있었음에 감사.
나중에 탄자니아에서 호치민으로 돌아올 때에는 인도 뭄바이에서 23시간 정도를 머물러야 했기에, 공항 밖으로 나섰다.
이때에는 또 다른 걱정이... '도착 비자가 정말 가능한 것인가' ( 인터넷에서는 가능하다는 사람도 있고, 어렵다는 사람도 있고 ) 였는데,
결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이미그레이션 창구에 당면하면 줄을 서지 말고 안쪽으로 쭈욱~~~ 끝까지 들어가면 '도착 비자'창구가 있는데,
일본인/한국인/아랍에미레이트 국적의 사람만 제한적으로 가능하다는 안내가 친절하게 써져 있다.
물론 새벽에 사람이 상시 지키고 서 있지는 않은데, 그 앞에서 서성이고 있으면 누군가가 와서 '좀 기다리면 누군가 올 것이다'라고 말해준다.
(그 '조금'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의 기준으로는 대략 5분 정도이지만 인도인의 기준으로는 15~30분임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는 서류를 작성하고 절차대로 진행을 해 주는데, 이 창구에서도 시간이 꽤나 걸리고 (30분 정도)....
이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달러를 인도 루피로 환전을 해야 하는데 그 또한 15~20분 정도 걸린다.
모든 절차는 담당자가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지만, 기본적으로 약간은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줄 수 있음은 감안해야 한다.
다행히도 우리 담당자는 30대 초반 정도의 남성인 데다가 한국을 좋아하는 분이라서 여러 방면에서 스무스했으나, 인도식 영어를 중간중간 알아듣기가 힘들어서 조금은 곤욕스러웠다. ( 뭘 계속 물어보고 관심을 가져주는데 못 알아들으면 너무나 미안하니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
도착 비자 비용은 25달러 정도였던 것 같은데, 이참에 조금 넉넉하게 바꿔놓으면 된다.
( 하루밖에 시간이 없는데 밖에서 또 환전소를 찾고 하는 것보다는, 부족분은 카드로 메꾸는 편이 나았기 때문 )
그렇게 해서... 족히 45분에서 1시간여는 걸린 것 같은데, 드디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이제 다른 일행을 기다리며 또 1~2시간여를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면 되는데, 의자는 여전히 누울 수도 없게 불편하다.
인터넷은 여전히 안 되니 유심을 구매해야 하고, 유심을 구매한 뒤에도 그 인도 번호로 공항 와이파이를 쓰더라도 1회만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30분인가 40분이었던 것 같다)
유심은 공항 안에서 '에어텔'을 구매하면 되는데, 가격은 650루피 정도였던 것 같다. 어차피 옵션은 하나뿐이니 고민할 것이 없어서 좋긴 한데, 마구잡이로 쓰다 보면 데이터가 부족한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하자.
내 경우에는 '길을 찾고', '못했던 카카오톡 소통들을 하고', '사진을 공유하고'하니까 좀 위험 수준에 근접했었다. ( 단톡방이 제일 위험 - 쌓이는 메시지만큼 데이터가 쑥쑥 빠져나간다. )
유심을 신청하고 받는 데에도, 일전에 경험했던 어느 나라보다도 조금 더 오래 걸렸다. 내 여권 사진을 찍고, 내 실제 사진을 그 자리에서 찍어서 등록하고, 해당 직원의 ID를 등록하고, 그 직원의 사진과 기본 정보를 입력하는 등... 다른 최빈국가에서도 볼 수 없었던 느린 프로세스.
그다지 화는 나지 않았지만 조금 신기한 경험이었고, 그 뒤에 받아볼 수 있었던 4G 표시는 그래서 더욱이나 반가웠다.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공항 입구 밖을 나서면 다시 들어오지 못하니 안쪽에서 대기해야 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는... 공항 밖에서 안으로 유입되는 노숙자가 신원이 불분명한 사람을 걸러내기 위한 것 같은데, 괜히 나갔다가 불상사가 생길 수 있으니 그나마 에어컨이 있는 내부에서 기다리는 것이 좋다. 여러 아프리카 국가와 동남아 국가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단연코 가장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많이 발생할 수 있는 국가이다. ( 2위는 베트남, 3위는 아프리카 차드 )
그래도 무사히 인도 뭄바이 공항 밖으로 나설 수 있었음에 감사
하루라는 시간이 배정되어 인도 뭄바이를 처음으로 구경할 수 있었음에 감사
여러 변수들을 잘 대처할 수 있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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