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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맛집

호치민 공항 근처 수입 맥주 판매점

by 처음처럼v 2022.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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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에 종종 문이 열려있는 가게(?)가 있다.

슬쩍 안쪽을 들여다보면 꽤나 많은 술병들이 있는 것 같아서 그 존재가 궁금했었는데, 맥주 가게였다.

가게 입구가 가정집처럼 생겨서는... 가끔은 대문이 열려있고 대부분은 닫혀있길래 뭔가 했는데, 아직 오픈을 준비 중인 것 같다. 호기심에 이번에는 조금 용기를 내어 발걸음을 내딪었다. 

"조금 둘러봐도 되나요?" "잘 정리가 안 되었지만 보세요~"

( 물론 완벽한 베트남어는 아니고, 조악한 단어와 바디랭귀지로... 그래도 외국인이 방문하여 참 재밌어하신다. )

 

 

정말 말했던 그대로 가게가 정리가 되어있지는 않았고, 가격표도 이제 하나하나씩 붙이고 있는 것 같다.

중앙 부분은 박스로 가득차 있고, 다행히도 각 선반마다 종류별로 맥주를 진열해 놓는 것은 어느 정도 완료한 것 같다.

어차피 선반들 위주로만 둘러볼 것이라 별 상관은 없었다. 이 쪽은 맥주 종류가 많았고, 반대쪽에는 와인이 꽤나 진열되어 있었다.

그런데 참 듣도 보도 못한 맥주들이 참 많았다. 술을 자주 마시는 편이 아니니 당연히 잘 알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대형 마트 인생 몇십 년인데... 거의 다 모르겠다. 마트에서 생필품을 살 때마다 수입 맥주 코너를 지나며 구경이라도 꼭 해보는 편인데, 거기에서 못 보았던 브랜드들이 한 가득이다.

 

벨기에 맥주가 참 많았는데, 수도원 그림이 참 많았다.

알고 보니, 예전에는 상수도 시설이 그다지 좋지 않다거나 석회질의 물이 많았던 터라 오염된 물을 먹고 병에 걸리거나 죽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맥주'나 '와인' 등 발효주를 만들어 마셨고, 그게 오래되다 보니 그 종류와 깊이가 더해졌다는 것.

게다가 그 만드는 과정 또한 일종의 '정신 수양'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교회와 술'이라니, 뭔가 모순적이지만 이렇게 들으니 이해가 가기도 한다.

 

게다가 맥주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벨기에 맥주는 믿고 마신다.'라는 인식이 있다고 한다.

왜 그런가 봤더니, 독일과 체코 같은 맥주 강국 사이에 있어서 예로부터 자국으로도 다른 나라로도 판매 시장을 넓히기에도 좋았고, 독일과 같이 맥주 '순수령'이 없었기에 맥주의 종류도 500여 가지로 다양하다고 한다.

맥주 '순수령'은, 독일에서 1516년 품질을 지키고자 '호프' '보리(맥아)' '물' 이외의 어떤 것도 첨가하면 맥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법령을 말한다. ( 하지만 본격 적용은 독일 통일 후 1871년부터 ) 독일은 품질을 지키는 대신 상대적으로 그 다양성이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벨기에는 이런 규제가 없었기에 다양한 종류의 맥주가 유지될 수 있었다는 스토리.

 

벨기에 사람들은 요리와 계절에 따라 곁들여 마시는 맥주가 다르다고 할 정도라 하니, 프랑스 사람들의 와인 사랑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 와인은 너무나 종류가 많아서 공부도 못 하겠다. )

 

여하튼, 그래서 맥주병에 떡하니 '수도승' 캐릭터가 재미있게도 붙어있었던 것.

 

그 종류도 참 다양하다. 맥주 재료나 그 구분을 속속들이 알지는 못하지만... 초보가 보아도 뭔가 다양하게 맥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트라피스트 맥주'라고 수도원 맥주라고 '인증'을 받는 것도 있다고 하는데, 이 또한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라서... 여기에 그 제품이 있었는지 없었는지까지는 확인을 해보지 못했다.

트라피스트 맥주(수도원 맥주) 인증을 받으려면, 1) 트라피스트 수도원 양조장에서 수도승의 감독하에 생산된 것 2) 그 이익은 모두 수도원 운영비로 쓸 것 3) 남은 이익금은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 이 3가지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고 하는데, 여간 깐깐한 것이 아니다. 전 세계에 10군데 정도밖에 그 인증을 받지 못했다고 하니, 그 위상이 남다를 것 같다. ( 벨기에, 네덜란드, 미국 등 )

 

호기심에 1~2병 사보고 싶어 졌는데, 나는 그냥... 1) '알코올 도수가 낮은 것' 2) '독특한 구별됨이 있을 것'을 기준으로 서칭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눈에 띈 '나무 숙성 맥주'. 1병을 집어 들었다. 가격도 8만 동. ( 한화 4500원 정도 )

베트남 물가 치고는 비싼 편인데, 독특하게 수입된 맥주이니 한 번.

 

그 외에도 참 신기해 보이는 것이 많았으나, 일부러 먹지도 않는 것을 사서 처치 곤란인 상황을 만드는 것도 좀 그렇거니와 맥주를 누군가에게 1병 선물하는 것도 좀 이상하여 참았다. ㅋㅋ

( 다음날 마셔보니, 맥주와 체리 주스를 섞어서 만든 맥주였다. 처음엔 '나무통에 숙성해서 와인맛이 조금 나나보다'하고 생각하였는데, 그게 아니라 체리 주스가 섞여서 그랬던 것.. )

 

벨기에 맥주 이외에도 여러 나라의 맥주들과, 대형 맥주병(?)에 담긴 신기하게 생긴 맥주등... 볼 거리가 좀 있었다.

하지만 집으로 얼른 돌아가서 쉬고픈 마음에, 적절하게 시간을 통제했다.

 

입구 옆에도 깨알같이 빈 맥주/와인 병으로 디스플레이를 해 놓았다.

내부에 직원 오토바이가 가득하여, 가까이서 구경해보지는 못했다.

 

아직 내부 정돈이 다 완료되지 않아서인지, 계산을 하고 영수증을 수기로 프린트하는 것에도 시간이 조금 걸렸다.

오랜만에 신기한 경험. 더운 나라라서 수입하고 보관하는 과정 중에 혹시나 변질이 되었을지가 살짝은 걱정되지만, 마셔보니 별 이상은 없는 것 같다. ( 베트남 사람들이 맥주에 진심인 편이라서, 오히려 나보다도 품질에 민감할 수도 있다. )

 

가끔 누군가, "베트남 호치민에서 독특한 수입 맥주를 어디서 살 수 있냐?"라고 묻는다면 대답해 줄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음에 감사.

 

사소한 것이지만,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있었음에 감사.

 

잠깐의 탐험 시간을 통하여, 퇴근 후 저녁 시간이 풍성해질 수 있었음에 감사.

 

 

 

+호치민에서 수제 맥주(크래프트 비어)를 찾는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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