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 가 능 ~ 홋 빗 론 ~ 홋 빗 쯔어 ~ 쯩 쿳 론 ~ 밥 싸오 데이~
베트남 길거리를 다니다보면, 자주 듣게 되는 소리이다.
끌차를 밀고 다니시는데, 옥수수 알갱이도 잔뜩 보이고.. 가끔 고구마도 보이고... 삶은 계란 같은 것도 보인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사먹어 보기에는 조금 걱정도 되는 그런 비주얼.
보통 녹음된 오디오를 틀고 다니시기 때문에, 호치민 길거리 어디서나 동일한 아저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 가끔 그 아저씨가 누구일지가 궁금해 진다. )
여하튼, 이 메뉴들이 어떤 것이냐하면...
홋 가 능 ( hot ga nuong ) : 계란과 후추 등을 섞어서 다시 계란 안에 집어넣어 익힌 것 ( 약간 계란찜 같다 )
홋 빗 론 ( hot vit lon ) : 오리알 안에 부화되기 직전의 새끼 오리가 있거나 그보다 전 단계의 새끼 오리가 있다
홋 빗 쯔어 ( hot vit dua ) : 오리알 안에 있는 계란찜 느낌 ( '홋 가 능'과 약간 비슷 )
쯩 쿳 론 ( trung cut lon ) : '홋 빗 론'의 메추리알 버전
밥 싸오 ( bap xao ) : 옥수수 알갱이 볶음 ( 여러 야채와 같이 볶아내기도 하고, 치즈 같은 것을 곁들이기도 하고 )
대충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베트남 분들은 부화되기 직전의 알을 먹는 것을 즐겨하는데 ( 맛있기도 하고, 보양식이라는 인식 ),
나는 그것까지는 도전하지 못하겠고... 오늘은 그나마 무난한 '홋 가 능'을 먹어보기로 했다.
그 와중에 크기가 어마 무시한 고구마도 판매하고 계시길래, 구운 고구마도 함께 구매했다.
대충 저녁밥을 간단하게 때울 겸 샀는데, 아무래도 좀 많이 산 것 같다.
달걀의 속을 채워 넣고는 입구를 막은 재료가 무엇일까가 좀 궁금했지만, 다음에 알아보는 것으로...
고구마는 먹어보니까 호박 고구마가 아니고 밤 고구마에 가까웠는데, 그래도 먹을만했다.
부드럽고 달달함의 극치인 호박 고구마가 생각나는 밤. 한국에 들르게 되면 호박 고구마를 좀 먹어놔야겠다.
계란 껍질이 슬슬 잘 벗겨지는데, 다 벗겨내고 나면 이런 모습이다.
아래에 점과 같이 박혀있는 것은 후추가 뭉쳐진 것. 계란을 세워서 구워내다 보니, 후추 등 무거운 것들이 아래로 내려앉아서 그런 것 같다.
검은색 점들이 박혀있는 것 같아서 먹기 전에는 너무 짜지는 않을지가 걱정되었는데, 막상 먹어보면 생각보다 밋밋한 것이 먹을 만하다. 개인적으로 맹숭맹숭한 맛을 좋아하여... 취향 저격. 하지만 아래쪽에는 후추가 몰려 있어서, 개인적으로 그 부분은 좀 떼어내고 먹고 싶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그리 맛이 강하지가 않아서 좋았다. 배가 고플 때에, 간식 삼아서 부담 없이 사 먹기에 적절한 맛.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냥 먹기에는 좀 뭔가 아쉬워서, 일부러 어제 사 둔 맥주 한 병을 오픈해 보았다.
병에 써진 대로, 맥주와 체리 주스를 섞은 딱 그 정도의 맛. 그냥 한 번 잘 경험해 보았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2022.09.22 - [여행 & 맛집] - 호치민 공항 근처 수입 맥주 판매점
그리고 마무리는 역시 용과 ( dragon fruit, thanh long )로.
용과를 워낙 좋아하여, 1 일 1 용과도 가능하다.
자주색 수퍼 푸드라고 불릴 정도로 몸에도 좋고, 적당히 달달하니 맛도 좋아서 가장 좋아하는 과일.
그리고 하얀색 용과보다는 자주색 용과가 조금 더 달달하고 맛이 좋다.
지금이 또 용과 제철이니, 먹을 수 있을 때에 더욱 자주 먹어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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