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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뷰티

NC 백화점 탐방기

by 처음처럼v 2010.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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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가봐야지..가봐야지.' 하면서 벼르기만 했던 NC백화점에 다녀왔다.

NC백화점은 이랜드그룹이 국내 최초 '직매입 백화점'을 표방하며, 자신감 있게 오픈한 백화점이다.
 2010/05/23 - [패션] - 가든파이브, NC 백화점 ?

엄청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하는 이랜드의 호언장담이라... 기대반, 의심반 이었는데. 이참에 다녀왔다.



지하철 8호선 장지역 3번출구를 통해서 나오면, 바로 앞에 가든파이브 건물이 보인다. 그리 찾기는 어렵지 않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조금 올라오면 분수를 포함한 넓은 광장이 있고, 왼쪽에는 KIM'S CLUBNC백화점이 자리잡고 있다.
오늘이 남아공월드컵 한국:아르헨티나 전이 있는 날이라서 광장에서 거리응원 행사를 하고 있다. 사람들도 적당히 있고.

NC백화점의 입구(패션관), 깔끔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수수했다.

들어가기에 앞서 간단히 구조를 살펴보면,
출처: NC백화점 홈페이지

NC백화점은 두개의 건물이 합쳐서 이루어져 있었다. '패션관'과 '영관'. 처음에는 '패션관'이 NC백화점이고 '영관'은 킴스클럽 인줄 알았는데, 분리되어 있는 것은 2층까지였다. 3층부터는 연결되어 있는데...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구름다리 형식으로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서... 그냥 3층부터는 건물이 합쳐져 있다고 봐도 될 것같다. 돌아다닐때도 여기가 무슨 건물인지 모르게 돌아다니면서 '넓다'는 느낌까지 받았으니까. 근데,  또 특이한 것이 있었다.
대부분의 백화점이 지하 1층을 푸드코트로 배치하는 것과는 다르게, NC백화점은 지하층을 버렸다. 대신에 '영관'(킴스클럽 건물) 1,2 층을 이용하여 그 기능을 대신하게 했다. 요즘 백화점의 푸드코트는 단순히 '먹거리가 존재하는 공간'을 넘어서서 직,간접적으로 백화점의 매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하는데 그것을 과감하게 다른 건물로 배치한 것이 신기했다.

패션관에서는 패션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건가? 7층에 먹거리로 애슐리와 카페가 위치해 있지만... 그런 역할이라 보기에는 힘드니까.
여튼,
백화점 1층에 들어갔다가.. 배가 고파서 우선 푸드코트부터 찾았다. 킴스클럽 건물로 이동..


푸드코트의 모습. 무슨..커피빈에 있는 것처럼 사진이 생각보다 분위기 있게 나왔는데... 그런 분위기는 아니고, 굉장히 깔끔하고 시원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여기처럼 종류가 많아서 애매할 때는, 어느정도의 품질을 보장하는.. '돈까스'를(히레까스)를 먹곤한다.

2층에는 푸드코트 이외에도 여러 먹거리들도 있고.. '모던하우스'라는 이름의 생활용품점(?)이 있었다. 처음에는 이 곳을 디자인 소품점이라고 생각할 만큼, 화려한 색상과.. 귀여운 디자인의 용품이 많았다. 주방기구부터시작해서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이 있었던 것 같다. 다품종 소량진열 방식. 하지만 가격은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대개 비싸다는 평.


컬러와 디자인이 특이하고 괜찮은 상품구성. 지나가는 고등학생들이 예쁘다고 연신 감탄사를.. 하지만 문제는 텅텅 비어있는 매장.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은 '고등학생들'뿐이었다.

이제 진짜 NC백화점으로!

다시 그 건물을 나와서 NC백화점 입구로 들어갔다.


처음 느낌 시원시원하다 것이었다. 그 다음으로 든 생각, '참.. 사람이 없다'. 사람이 북적거렸다면 널찍한 이동통로가
'쾌적한 쇼핑환경'을 상징했겠지만... 쇼핑을 하는 고객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더욱 썰렁해 보였다. 오늘이 월드컵 경기날이라서 그런가?
빨간티를 입고 광장에 모여있는 사람은 제법 되었지만, NC백화점 내부로 들어오면, 그 곳은 밖과는 다른 세상이었다. 거짓말 하나 보태지 않고 1층에서 쇼핑하는 고객은 10명 이하였다. 그마저도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한 방문자'가 그 중 몇명인지......

입구 바로 옆의 디스플레이. 오픈을 자축하는 의미를 잘 전달한 것 같아 괜찮았다. 무난한 골드+블랙. '센스있음' 과 '촌스러움'의 딱 중간이었다. 쏘,쏘.

우선 가장 관심이 많았던 럭셔리 편집샵부터 가봤다.


'Luxury gallery'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는데, 생각보다는 작았다. 다 합쳐서 하나의 매장정도의 크기? 한번 찬찬히 둘러보고 나왔는데.. 사실 럭셔리 브랜드들의 상품명이나 가격대를 정확히 모르는 까닭에 가격에 대한 감탄은 못했지만, 그 곳을 나서면서 드는 생각은 '아...힘들겠다.'였다. 그 곳에 '브랜드 이미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여러 종류의 가방이 나열된 편집샵일 뿐. 그 곳이 혹시나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경쟁력은 '가격'뿐이었다. 가격이 가장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바로 옆 '시슬리'의 백을 같은 공간에 진열해 두어도 그리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VMD.

럭셔리 브랜드는 이미지를 파는 것이라 믿는다. 어느 분의 말을 인용하면, '럭셔리 브랜드는 그 역사를 파는 것'이라고 할 정도인데.
그 고객들이 과연 이 곳으로 유입이 될까? 많이 부정적으로 본다.



그 옆 쪽 벽에 덩그러니 붙은 포스터. 왠지 쓸쓸해 보였다.
금방 발을 돌려서, 다른 공간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하고 둘러봤다.


'뷰티 갤러리', NC백화점의 또하나 특이한 점은 'LUXURY GALLERY'뿐 아니라 '뷰티 갤러리', '기프트 갤러리'등등 편집샵들의 이름을
'~갤러리'로 통일시켜 놓았다는 것이다. 단어 자체가 원래부터 촌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매장 분위기와 어울려 충분히 촌스러워'졌다.' 미국이나 유럽권에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들을 직수입해 진열한 것이라 하는데, 그다지 끌리지는 않았다. 남자라서 화장품에 식견이 있는 편은 아니니 제품에 대한 판단은 보류. 그 주변에는 '더 페이스샵', '뷰티크레딧(소망화장품)','에뛰드하우스'등의 화장품매장과, '클루','OST'등의 악세서리 매장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러한 중저가 매장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어, 확실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

그리고 2층으로. 영캐주얼/미쏘

미쏘

2층은 다른 백화점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고, 그래서인지 왠지 익숙했다. NC백화점 입점 브랜드들에게 이 곳만의 라인을 따로
해 달라고 주문했다고는 하던데... 각 브랜드별 라인업은 모르니 그건 확인 못하겠고, 여기도 마찬가지로 사람이 참....없다.


공간 설계를 널찍널찍 하게 했는지, 중간중간 쉬는 공간이 넓고 깔끔해서 좋았다. 하지만 너무 넓은 공간에 급하게 쇼파하나 가져다놓은 듯한 느낌이라 약간 휑한...느낌이. 그리 편안한 느낌은 아니었다. 그나마 사람이 거의 없어서 불편한 것은 좀 상쇄.


4층 캐주얼 전문관. 올라가자 마자 화려한 컬러의 '티 몰' 이 눈길을 끌었다. '그래픽 티셔츠 전문 몰'이라고 하는데, 못보던 곳이라 신기했고 매장 전체가 귀여운 VMD 컨셉이어서 인상깊었다. NC백화점 전체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

가격도 그리 비싼편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한다. 시간상 자세히는 살펴보지 못했다.

그다음, 이랜드의 SPA브랜드 'SPAO' 있었다.


그동안 말만 들어왔는데 잘 되었다 싶어 한번 둘러보고 나왔다. 디자인부터 가격대까지 '유니클로'를 벤치마킹했다는 것이 많이 티가난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유니클로만큼의 개성도, SPAO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도 없었다. 모두가 입을 수 있는 무난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고 하는데... 아직은 뭔가 붕 떠있는 느낌이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지켜봐야겠다.

그리고 4층인지 5층인지 모르겠는데..  'BLUE STATION' 프리미엄 진 편집샵이다.
역시나 사람은 없었고..개인적으로 프리미엄 진에 별 관심은 없던 터라 그냥 지나가면서 찍었다.

5층 스포츠전문관.
익숙한 스포츠 브랜드들과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있었다. 역시나 널찍하게 자리 잡은 매장들. 시원하지만 썰렁한 느낌의 매장들...

5층 어디선가에서 찍은 앞 광장의 모습. 경기 시간이 가까워진 만큼 사람이 아까보다 많다. 주로 주변의 주민들이 가족끼리 온 듯하다.

6층 키즈샵을 끝으로 사실상 끝이라고 보면 된다. 7층은 다른쪽으로 연결되어있고. 혹시나 해서 8층에 올라가봤더니.. 보다시피 많은 빈 매장들, 문 닫은 매장들 천지다. 동대문의 소규모 상인들이 모여있는 것 같은 분위기를 기대했었는데, 택도 없었다. 을씨년스럽기까지 한 분위기.


이렇게 백화점 건물이 애매하게 층으로 구분지어져 있어서, 전체적인 이미지에 부정적이다. 8층에 이르렀을 때는, 여기가 백화점건물인가.. 미분양 건물인가 하는 혼란?

그렇게 NC백화점의 모든 층을 돌고 나서 드는 생각은... '백화점의 껍데기에 할인점을 차려놨구나.' 였다. 이랜드에서 일찍이 성공했던 뉴코아 아울렛. 2005년 인수하고자 했던 '세이브존'과 그리 다를바가 없다. 겉은 백화점 흉내를 내려고 노력했지만 속은 다를 바가 없고, 오히려 '세이브존'보다도 효율성이 떨어지는 구조와 애매한 아이덴티티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기존 백화점들과는 차별되는 특성을 확실히 부각시키기 위해 VMD나 매장구성등, 여러군데에서 NC백화점만의 냄새를 풀풀 풍길 줄 았았는데...

2층 이상은 그렇다 치고라도.. 백화점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1층은 정말 우려스럽다. 화장품코너, 액세서리 코너 등의 중저가 브랜드와 더불어 럭셔리갤러리 뷰티갤러리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으로 조화가 되지 않는다. 그 것이 단순히 고가브랜드가 없어서인지.. 그저 중구난방식의 자리채우기의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랜드 그룹이 '서민적인 할인점'을 모토로 삼은 것이라면 만족할만 하겠지만. 오픈 전까지만 해도 내가 머리속에 그렸던 'NC백화점'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고급스럽지만 가격은 저렴한 백화점', '국내3대 백화점과 어깨를 견줄 만한 백화점'이 아니었는가?
유통업계의 판도를 바꿀만한 '혁명'수준의 백화점을 기대했던 것이 과욕이었던 것일까. 기존의 백화점들은 괜한 걱정을 했던 것일까.
아니면 지식과 연륜이 부족한 나의 탓일까.

앞으로 어떻게 이 곳을 풀어나갈지 이랜드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얼마전에 우연히 안양에 갔다가 NC백화점 평촌점 건물을 봤는데, 같은 상황일까도 궁금하고. 음.. 여튼 이런 정도라면 차라리 '엔터6'의 경우가 조금 더 참신한 시도라고 하겠다. 이제 시작했으니 두고봐야 하겠지만 첫 이미지를 바꾸기는 무척 힘들 것인데.. 참 여러가지로 애매한 상황인 것 같다. 물론 그렇기에 관중은 더 재밌지만... '이랜드는 앞으로 NC백화점을 어떻게 풀어나가려는 것일까'생각해보면서 말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여러 요소들이 많은데, 그 것을 억지로 '백화점'이라는 틀에 끼워넣다 보니 오히려 경쟁력을 잃은 듯한 느낌도 있고. 차라리 두 세층으로 강력한 아이템들만을 집약했다면(?). 건물 설계를 할 때부터 두 세층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독특한 구성으로 만들었다면?. 생각들이 꼬리를 물다가는 현실의 벽에 중단되고. 어렵지만 재밌다.

여튼
한가지 확실한 것은, 고객의 수보다 점원의 수가 많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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