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운동의 필요성을 느꼈다. 예전에 매일 2km의 거리를 걸어 다닐 때에는 딱히 추가적으로 운동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는데, 교통편을 이용하다 보니 하루에 5000보 걷기를 달성하지 못하는 날이 일주일에 1~2일 정도 되는 경우가 생겨버렸다. 게다가 연말이라 저녁 약속들이 많이 생겨서 좀 먹어댔더니 바로 1~2 kg이 살찌게 되는 대참사가 발생...
그래서 바로 알아보게 된 집 근처 헬스장들. 항상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지을 하고픈 것은 모든 사람의 본능.
1) 반경 1~2 km 내의 시설들을 탐색하고 ( 걸어서 가지 못할 거리에 있으면 안 갈 것 같은 나 )
2) 개인의 기준에 근거하여 필터링하고 ( 사람들이 동 시간대에 평균 5명은 이용하면 좋겠고-군중 속의 고독, 평균 수준의 깔끔함 )
3) 예산 내에서 결정한다. ( 1달에 3만원 이하라면 만족 )
결론적으로는 3곳을 찾았다.
1) 완전 찐 로컬 헬스장 : 땀 냄새가 심하게 나고 딱 보아도 로컬 강호들이 모여있는 느낌. 가격은 1달에 30만 동 ( 15,000원 )
2) 중소규모 브랜드 헬스장 : 컴팩트한 시설의 느낌이지만 깔끔한 편이고 이용자수도 많은 편. 가격은 1달에 60~1백만 동 ( 3~5만 원 )
3) 메이져 브랜드 헬스장 : 시설도 최고 수준이고 이용하는 사람도 많지만, 가격은 1달에 2~3백만 동 ( 10~15만 원 )
( 캘리포니아짐, 시티짐 )
그런데 베트남의 약간 특이한 점이라면, 찐 로컬 헬스장을 제외하고는... 헬스장을 처음 찾아서 '가격'을 물어본다면 따라붙는 사람이 있다. 바로 '컨설턴트'.
'나는 컨설팅은 필요가 없고, 그냥 월 가격만 알려달라.'라고 2~3번 반복해서 이야기해도 리셉션에서는 결국 '컨설턴트'를 부른다.
왜냐하면 리셉션에는 가격 결정권이 없기 때문. 모든 계약은 컨설턴트를 통해 체결되고, 가격 책정과 중장기적 고객 관리도 모두 각 '컨설턴트'에게 할당되어 있는 구조라서 그렇다. gym 내부의 피라미드식 영업망이랄까.
그래서인지 리셉션에 대략적인 월 가격만 알려달라고 하여도 난처해하며 결국 컨설턴트를 부르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리셉션에서 잘못 가격을 불렀다가는 책임(?)을 면할 수 없기 때문. ( 베트남은 '승인'과 '책임'에 대한 회피 경향이 아주 강하여, 사회 전반에 뿌리내려 있다 )
그래서 심한 경우에는 1달에 1~2백만동짜리 프로그램이 1달에 16백만 동까지 가격이 뛰는 것을 보았다. '외국인이 쉽게 등록할 것 같지는 않고, 나이대가 좀 있어보이기에 대충 가격을 듣고는 지금 덜컥 등록하면 횡재이고 등록하지 않아도 아쉬울 것은 없다'는 계산을 때릴 때에 나올 수 있는 나쁜 제안..
이것은 3달 전쯤 지인의 경우였는데, 바로 옆에서 목도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1) 지금 등록한다면 추가 디스카운트가 가능하다 라든지 2) 지금 등록하지 않으면 이 가격에 불가능하다 3) 내가 이런 베네핏을 주도록 '노력해 보겠다'라는 잔기술을 쓰는 모습에서 신뢰성을 잃어서... 조용히 미소를 짓고는 아름다운 이별을 했던 기억이 난다.
결론은 : 발품을 파는만큼 가성비 헬스장을 찾을 수 있다.
1) 찐 로컬 헬스장
3) 메이져 브랜드 헬스장 : 캘리포니아 짐
2) 중소규모 브랜드 헬스장
결국은 나는 중소규모 헬스장을 택했다.
3개월을 등록하면 1달에 60만 동 ( 3만 원 ) 수준이고, 기준이 좀 낮은 나에게는 고급 시설까지는 필요가 없었기 때문.
'시작은 했다만 꾸준하게 운동을 할 수 있을것인가'의 측면에서 나를 믿지 못하기에.. 약간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1달만 우선 등록했다.
다른 일들의 경우에는 목표를 정하면 정말 누가 봐주지 않아도 꾸준히 끝까지 잘 해내는 편인데, '운동' 영역은 확신하지 못하겠다.
+
하지만 다행히도 등록 이후에 꾸준히 운동하러 잘 가고 있음에 감사하다. 예상외로 그 시간이 즐겁기도 하고.
( 별 생각없이 달리면서 유튜브로 정보를 습득하기도 하고, 여러 업무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좋다 )
헬스장을 투어하면서 느낀 것은, 베트남이 평균 소득에 비해서 여가 생활에 대한 지출 수준이 생각보다도 높다는 것이다.
그러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구 또한 생각보다도 많았다.
한 카테고리의 비즈니스를 깊게 들여다볼 시간을 가졌음에 감사
꾸준히 몸과 마음을 가꿀 기회를 찾았음에 감사
합리적인 가격의 서비스를 결국 찾을 수 있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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