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의 수도는 '도도마'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수도 기능은 '다르에스살람'에서 담당하고 있고, 대사관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관들 또한 이곳에 위치해 있다.
베트남과도 비슷한데... 공식 수도는 하노이지만 경제 수도는 '호치민'인 것처럼.
인터내셔널 공항도 '다르 에스 살람'이 제일 중심이고.. 일정에 따라서 여행객들이 가끔 '킬리만자로'정도를 대안으로 잡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한국의 '인천 공항'과 같이 대부분의 항공편은 어차피 '다르 에스 살람'으로 통하고 있다.
'탄자니아 아프리카 연합 대학'에서 아침을 정말 거하게 먹고 시내로 출발했다.
( 사역 관련 일정은 기록하지 않기 때문에 훌쩍 건너뛰었다 )
한국 분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세워놓은 대학교... 대문부터 그 위용이 대단하다.
이 대문을 나서자마자 어떻게 이동을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비싼 택시비를 확인하고는 '뚝뚝이'로 결정했다.
탄자니아에서 이 뚝뚝이를 부르는 이름을 까먹었는데, 가격이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서 확연히 저렴하다.
일행 중 한 명의 버킷 리스트인... '레게 머리 만들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시내로 내달렸던 것인데, 생각보다 무척이나 힘들었다.
보통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은 한 집 건너 한 집은 헤어샵으로 '붙임 머리'가 오만군데 있었는데, 다르에스살람에서는 웬일인지 찾기가 힘들었다. 구글맵을 검색해 봐도.. 우리의 '마사이족 형님들'에게 수소문해 봐도 쉽지가 않다.
왜 그런가 했더니, 그냥 헤어샵이 아닌 '드레드 락' 헤어 스타일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에서만 '레게 머리'를 해주는 것..
우리가 '레게 머리'라고 부르는 것이 '드레드 락'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렇다 할지라도 왜이리 그 수가 적은지는 정말 궁금한데, 다른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에 비해서 경제가 발달하면서 동네 미용실이 많이 줄어든 것인지 탄자니아만 특별히 그 수가 적은 것인지까지는 몰라도, 참 신기했다.
그래서 오만군데를 쑤시고 다닌 끝에 내린 결론은, 그냥 내일 집으로 출장 '드레드락' 전문가를 부르기로 결정.
'출장 레게 머리 전문가'이다.
그리고는 이제야 조금 편한 마음으로 시내 지역을 좀 둘러볼 수 있었다.
근처 은행에 들러서 달러도 환전하였는데, 이제서야 직접 만져보는 탄자니아 지폐들도 꽤나 신기하다.
환전을 하는 것도 정식 은행 업무를 보는 것처럼 한참을 대기하다가 30분은 족히 넘어서야 겨우 완료하였는데, 호치민에서 살고 있으니 이런 기다림에는 익숙하여 그냥 '그러려니'하지만... 한국에서 곧바로 날아와서 당면하였다면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이날 점심은 인도 식당에서 모두가 함께하였는데, 꽤나 맛있었다.
호치민에서도 종종 인도 식당을 방문하곤 하는데, 탄자니아에서 맛볼 수 있다는 것에 괜히 반가웠다.
요새 세계 어디를 가든지 '인도인'이 눈에 특히나 많이 띄는 것을 체감하고 있는데, 인구 1위 국가의 위엄인지 인도가 그만치 경제력이 발전해 나가면서 그 영향력이 커지는 것인지까지는 모르겠다.
탄자니아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 좀 '정돈된 느낌'이 든다.
도로도 그렇고 정치나 종교 상황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꽤나 안정적인 편인데, 그래서인지 모든 방면에서 정돈 된 느낌이 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기독교와 무슬림이 함께 있으면서도 전쟁이 날 만큼 대립하는 구도도 아니고... 대통령도 한 번씩 번갈아가면서 각기 다른 종교의 대통령이 나오는 등, 참 독특한 히스토리를 가진 국가다.
이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이 내전을 겪고 있는 이유가 1) 공산vs자유 진영의 대립 ( 친중 vs 친미 정권들의 다툼 )
2) 종교를 기반으로 한 대립인데, 그런 것에서 그나마 조금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
오후 시간에는 시내 중심부에서 아주 약간 떨어진 기념품점에 들렀다.
기념품점이라기보다는... 기념품 복합 공간(?)에 가까운데, 각종 기념품점들이 모여있다.
그냥 시장통이나 마구잡이 기념품점들보다도 그래도 퀄리티가 조금 더 높은 상점들이 곳곳에 숨어있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꽤나 있다.
저녁 바로 직전에는 로컬 시장통에 좀 들렀다.
그래도 '탄자니아'하면 가장 유명한 것이 '커피'와 '차' 아니던가. 가성비 좋은 상품을 사려면 아무래도 로컬 도매 가게가 제일이다.
인스턴트 커피와 히비스커스 차 등을 작은 박스 단위로 구매했다.
( 탄자니아는 19세기 말까지 영국의 지배를 받았었는데, 그래서 차나 커피의 재배 규모가 크다. 지대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차나 커피의 재배에 최적화되어 있다. )
저녁에는 유명한 로컬 식당을 방문.
'양고기 구이'로 꽤나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메인 메뉴인 '양고기 구이'보다도 여러 가지 색다른 음식을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아프리카 대륙 특유의 그 바이브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고.
탄자니아에서 시내를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음에 감사
분주한 일정 가운데에서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음에 감사
맛있는 음식을 먹고, 탈 나지 않았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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