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 시내를 가로질러다니다 보면, 아직도 도로 중간중간에 철길이 지나간다.
50번 중의 1번은 운이 좋게도(?) 신호 대기 중에 차단기가 내려와서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볼 수도 있는데, 정말 가끔이다.
열차 운행 횟수가 아무래도 적은 것도 있겠지만, 그 길목을 매 시간마다 지나다니는 것도 아니니까.
공항에서 1군이나 3군으로 가는 길목에도 철길 하나가 지나가는데, 오늘은 잠시 시간이 떠서 그 근처를 걸어 다녔다.
행정 주소지상으로는 '푸년군'에 속한다. 호치민에 1군, 2군, 3군은 알아도 여행객은 '푸년군'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쉽게 말하면 호치민을 가로지르는 작은 하천을 끼고 있는 지역 근처가 '푸년군'이라고 생각하면 좀 쉽다.
공식 명칭이 '기찻길 마을'이라든지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내 맘대로 붙인 이름이다.
그냥 철길을 만나서 고개를 돌려보면, 바로 철도변 가게들과 주거지역이 펼쳐진다.
뭔가 여타 가정집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인데, 뭔가 조금 더 옹기종기 모여있는 느낌?
아무래도 철길을 둘러싼 좁은 길을 두고 집들이 바로 들어서다 보니 그런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더욱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신기한 점은, 살림살이가 기찻길 구역 안까지 들어서 있다..ㅋㅋ
태국 방콕으로 여행을 갔을 때에도, 딱 기차만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을 제외하고는 좌판이 몇 cm를 남기고는 모두 벌려져 있었던 것이 신기했었다. 여기는 그 정도까지는 아닐지라도, 벽에 붙은 공간은 그냥 개인 공간이나 다름없다.
기차가 지나다니지 않을 때에는 설거지 공간으로... 그냥 앉아서 담배를 피우는 공간으로... 기차가 지나갈 때쯤에는 개구멍 같은 곳으로 다시 나와서 잠시 대기한다.
기찻길 바로 옆 어느 건물은 외벽이 정말 멋스러웠는데, 누가 그려놓았는지는 몰라도 아주 멋지다.
박항서 감독이 왕따시만 하게 그려져 있는 것을 보면... 한국인 그래피티 팀이 다녀간 것도 같은데, 그도 아니라면 정말 박항서 감독이 마음 깊이 존경받고 있는 것일 수도.
한 두어 시간을 구석구석 돌아다녔던 것 같은데, 여행객에게는 그렇게 인상 깊은 구역은 아닐지라도 거주자에게는 한 번쯤 둘러보아도 좋을 곳 같다. 주말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 구석구석에 있는 조그만 상점과 시장, 사람 사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예상치 못했던 기찻길 마을을 볼 수 있었음에 감사
시간을 두고 여유롭게 둘러볼 시간이 있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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