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에서 좀 오래 살다 보면 슬슬 드는 생각..
'오토바이를 사서 운전해서 다니면 좋지 않을까?' '누적되는 그랩 비용보다 오토바이를 직접 운전하는 것이 싸지 않을까?'
실제로도 한 달 결산을 해 보면 그랩 차나 오토바이 뒷좌석에 타는 비용으로 한 달에 15~20만 원씩 쓰는 편인데, 1년이면 240만 원에 이르는 돈으로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한국에서 출퇴근을 할 때에도 교통비가 월 20만 원 정도 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비등비등한 수준.
개인적으로는 여러 로컬 지역들을 헤집고 걸어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개인 이동 수단이 없으니 약간 제한되는 것을 느낀다.
물론 그랩 바이크를 이용하여 포인트 투 포인트 이동을 하면 되지만, 뭔가 '내가 이동할 때마다 비용이 소비되는 것'에 의식하게 되어 심리적 저지선이 생겨버린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것을 접하게 되는 기회 또한 그만치 줄어들게 되는 것.
좀 이야기가 옆으로 새었는데, 언제 오토바이를 쉬엄쉬엄 운전하고 다닐지는 몰라도 '베트남 운전 면허증'은 만들어 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베트남 운전 면허증을 만드는 방법으로는 크게 3가지가 있다.
1) 한국에서 국제 면허증을 만들어 가는 것 ( 23.7.23 부터 사용 가능 )
2) 베트남에서 자체 영구 운전 면허를 따는 것
3) 한국 면허증으로 베트남 운전 면허증을 만드는 것
1번은 원래는 진작에도 인정 되었어야 하는 방법이지만, 실질적으로 베트남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방법이었다.
베트남 내에서 국제 면허를 인정한다고 글로벌 협약은 완료되었으나 실상 베트남 정부 기관이나 경찰들이 모두 인정하지도 않았고, 베트남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정식으로 국제 면허는 못 쓴다고 못 박아버릴 정도였으니 할 말 다 했다.
하지만 2023년 7월 23일부터 국제 면허를 인정한다는 베트남 정부의 정식 공문이 나왔다. 그렇기에 결론적으로는, 1번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이곳은 베트남이기에... 일선 경찰들이 그냥 무조건 잡아놓고 용돈 삼아 돈을 요구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굳이 면허증에 국한된 사례가 아니므로 그냥 무시해 주는 것으로. 아쉬운 점은 유효 기간이 1년이라는 점이다.
2번은 가장 힘든 점이 '베트남어로 필기 시험을 쳐야 한다는 것'인데, 사실 논오피셜한 방법으로... 얼마를 쥐어주면 누군가가 이 시험조차 대행하여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나저러나 불법에 해당하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나중에 운전면허를 갱신하며 지쳐 갈 때쯤 시도해 봐야겠다.
3번은 이번에 진행하려는 방법인데, 기존에 가지고 있는 한국 운전 면허증을 제출하여 '베트남 운전 면허증'을 발급받는 방법이다.
1) 여권의 유효기간 2) 거주증이나 비자의 유효기간 3) 운전면허증의 유효기간 중 유효기간이 짧은 것을 기준으로 발급해 준다고 하는데,
때마침 운전면허증의 유효기간이 24년 12월까지였는지라 그 날짜를 기준으로 발급받게 되었다.
신청 과정은 크게 2가지인데, 아래와 같다.
1) 번역 공증 (1군 인민위원회) : 여권/운전면허증 사본 2부 - 3~4일 소요
2) 베트남 운전면허증 신청 (교통국) - 1주일 소요
간단히 설명하면 필요 서류를 '교통국'에 신청해서 '베트남 운전면허'를 받으면 되는 것이니 절차 자체는 그리 복잡하지 않은데,
필요 서류를 베트남어로 번역하여 제출해야 하는 것 때문에 단계 하나가 추가된다고 보면 된다.
과정은 오피셜 하게는 일주일이 조금 넘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넉넉잡아 2주일은 예상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2024.01.20 (수정된 내용)
최근에는 '땀주'가 추가로 필수 서류로 필요하다고 하니, 꼭 기억 해 주시길...
1) 번역 공증 : 다이아몬드 플라자 바로 건너편 1군 인민위원회를 찾아가면 된다.
사실 이 앞을 자주 지나다니기만 했지 뭐 하는 곳인지는 몰랐는데, 한국으로 치면 구청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인민위원회 시설은 생각보다는 쾌적하고 시원해서, 차분하게 앉아서 기다리기도 좋다.
우선은 번호표를 받아놓고서 바로 옆에 있는 '복사실'에서 여권과 운전 면허증을 2부씩 복사해 달라고 하면 된다.
어차피 자주 하는 일이라서 그런지 아주 빠르고 제대로 해 주었다. 6번 창구에서 번역 공증을 요청할 때에도 해당 인원이 간단한 영어를 할 수 있어서 의사소통에도 그리 어려움은 없었다. 가격은 10만 동. 3~4일을 기다리면 된다고 안내를 해주면서 확인증을 준다.
입장하면서부터 복사와 기다리는 모든 시간을 합쳐서 4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대략 1시간을 잡으면 될 듯하다.
복사실의 모습. ( 잘 모르겠다면 경비원에게 '포토 카피'라고 말하면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
2) 교통국 방문 : 252 ly chinh thang, p9, q3
3~4일 후 번역 공증이 완료된 서류를 찾아들고는 '호치민 교통국'을 방문하면 된다.
주의사항으로는 반바지나 슬리퍼는 출입이 통제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방문해 본 결과, 모두가 긴바지를 입었지만 그중 절반은 슬리퍼를 신고 있는 것으로 보아 '긴바지'가 크리티컬 포인트다. 꼭 긴바지는 입고 가는 것으로 하고, 신발도 괜찮다 하더라도 샌들 이상은 신는 것으로.
이곳이 대로변 교통국 골목의 입구인데, 이 앞에서 내려서는 쭉 끝까지 들어가면 된다.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곳에 당도한다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이곳이 교통국이구나'하고 쉽게 알 수가 있다.
가는 길에 뭘 물어보는 아저씨들이 족히 4~5명은 되는데, 교통국 제출 서류를 대신 작성해 주겠다는 인원들이다. 가격은 10만 동.
사실 그렇게 까다롭게 입력해야 할 것은 없기 때문에 굳이 도움을 받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보다도 힘든 것은 끝없는 기다림이다.
교통국에서의 절차를 크게 3가지로 나눠보자면
#1. 내부에서 줄을 서서 '접수 신청'을 하고 (1시간~1시간 반 소요 : 오전)
#2. 호명하면 사진 촬영대 앞으로 가서 사진 촬영 (1시간 소요 : 오후)
#3. 일주일 후 교통국을 재방문하여 운전면허증 수령
인데, 접수 신청을 하는 데만도 한참이 걸리고.. 점심시간 즈음이 걸리니 30분 일찍 접수창구를 닫아버린다.
이것 때문에 화가 난 2명을 목격하였다. 새치기도 종종 발생하니 조심할 것.
가격은 총 145,000 동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
사진 촬영까지 모든 과정이 완료되고 난 뒤에는, 운전 면허증을 직접 방문 수령할지 우편으로 받을지를 선택하면 된다.
베트남에서는 직접 손에 쥐어야 비로소 믿는 습관을 들였으므로... '방문 수령'으로 선택.
우편으로 받는 것도 3~4만동이면 된다고 하니, 한 번 선택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작성해야 하는 서류 폼.
그리고 1주일이 지나서 받게 된 베트남 운전 면허증
원래는 본인이 와서 받아야 하는데, 제출했던 관련 서류와 접수증 등을 모두 들고 가니 대리인에게 전달해 주었다.
창구의 직원분도 하나라도 더 빨리 떨궈버리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 같다.
A1은 오토바이 175 cc 이하 / B1은 16인승 이하 자동차 운전 가능하다는 뜻이다.
( A2는 오토바이 175cc 이상 / B2는 9인승 이하 자동차 운전 가능 )
무사히 베트남 운전 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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