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호치민 푸년군의 어느 작은 카페를 찾았다.
어떻게 하다가 이 작은 골목까지 오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트렌디한 안경점들을 살펴볼 요량으로 나왔다가 마땅한 상품들을 찾지 못하던 차에 여기까지 들어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개인적인... 올해의 세부 목표들 중에, '2주에 1번 정도는 항상 가던 곳 말고 '새로운 골목'을 찾아가 보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실행이기도 하다. 평소와 같은 귀가길이라도 새로운 골목이나 루트를 통해서 가게 될 때면 우리의 뇌는 '새로운 연결'을 만들게 되고 이는 간접적으로 창의적인 생각으로 연결되기도 한다는데, 나름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한 실행 액션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렇게 찾게된 이 작은 골목길은 참 평온하고도 소중했다.
대로변에서 한참을 들어와야하니 적막하면서도 이따금씩 분주한 발걸음들이 어우러져 있는 공간.
좁은 골목길의 좌우로 콘크리트 건물들이 가득하지만, 각 집마다 내놓은 가지각색의 화초들이 어우러져 이상하게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
그 가운데에는 ca phe vot 이라는 곳도 있었다.
먼가 엄청나게 오래되어 보이면서도, 꾸준히 사람들이 드나드는 것이 이상해 보여서 그 앞에 가보았다.
알고 보니 꽤나 유서가 깊은 장소였던 것. 구글 맵의 리뷰가 무려 1,100여 개를 넘어가는 인기 장소였던 것이다.
베트남 전통 방식의 '카페 다' 와 '카페 쓰어다'를 파는 곳이었는데, 그 우려내는 방식이 예전 방식 그대로였다.
호치민시 길거리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카페 다'와 '카페 쓰어다'라는 메뉴이지만, 그 세월의 흔적만큼이나 깊이가 느껴졌다.
이런 유명세라면 가격도 한껏 높게 받을 법도 한데, 가격도 15,000동이라는 저렴한 가격.
이곳을 지키고 있는 할아버지와 아저씨도 무척이나 유쾌하고 친절해서 기분이 좋았다. ( 사진은 다소 엄한 표정이지만, 재미있으시다 )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앉아서 즐길만한 공간은 없었기에, 한 잔만 시험 삼아 구매해서는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것이다.
이 근처에 동일한 컨셉으로 앉을 공간을 만든다면 장사가 참 잘 될 것 같은데, 이 주변으로는 '연유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다.ㅋㅋ
아마도 부동산 렌트 비용도 엄청나게 높을 것만 같다..
그렇게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그 근처에 바로 있는 트렌디한 카페를 찾았다.
각 층마다 사진을 찍으러 온 커플들로 분주했지만, 그러한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 또한 또 하나의 재미.
이러한 사람들 가운데 업무를 열심히 보고있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ㅋㅋ
돌이켜보면 아무래도 조금은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 같긴 하다. '주말에 무슨 일을 저리 이런 카페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지...'
메뉴들이 하나같이 좀 독특하다. 그 맛도 무조건 맛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독특하다.'
철저하게 사진을 찍기에 최적화된 공간으로 이루어진 듯하다.
새로운 공간을 찾을 수 있었음에 감사
역사 깊은 공간을 찾을 수 있었음에 감사
조용한 작은 골목길을 찾을 수 있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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