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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맛집

베트남 호치민 맹아 고아원 봉사

by 처음처럼v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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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왔다.

크리스마스 & 연말을 맞이하여 장기간 후원하고 있는 고아원에 방문했다.

 

나의 예상과 달랐던 것은, 1군데인 줄 알았는데 3군데나 되었던 것.

그래도 모두 떤푸(tan phu) 근처 지역에 분포되어 있어서 이동하기가 수월하여 다행이었다.

 

사실 후원자로서 해당 시설을 방문하는 것은, 수혜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

우리가 가서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함께한다고 하더라도, 무엇인가를 준비해야 할 것만 같고... 무엇을 보여줘야 할지 어떻게 환대해야 할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지가 고민일 테다.

그래서, 사실은 그냥 묵묵히 돈만 보내주고 그들이 필요할 때에 다른 시각에서 조언해주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른다.

좋고 선한 의도가 생각지 못하게 부작용을 많이 발생시킬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가끔은 접촉점을 넓히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1) 서로의 모습을 이해하며 장기적인 관계를 이어갈 수 있고

2) 그 상황을 직접 보고 이야기하며 실질적으로 더욱 필요한 것을 보충해줄 수 있고 ( 내가 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

3) 나중에는 개인적인 나눔을 통해, 사역하는 이들의 마음까지 돌볼 수 있다. ( 이것은 가장 어려운 일 )

 

이번에는 열거한 만큼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간 것은 아니었고, 그냥 좋은 마음으로 방문했다.

 

1) 맹아 고아원 ( 여자애들 중심 )

2) 맹아 고아원 ( 남자애들 중심 )

3) 일반 고아원

 

그래도 생각보다 잘 구성되어 있는 공간. 마침 다행히도 날씨 또한 참 좋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잘 꾸려져 있다. 

이곳은 카톨릭쪽의 지원을 주로 받는 곳인데, 대부분의 고아원들이 카톨릭쪽 지원을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난 크리스천이기는 하지만, 봉사에 그런 것이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

 

우리가 왔다고 애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환영을 해 주었다. 물론 선생님들의 손에 이끌려서 앉았겠지만, 누군가 그래도 왔다는 사실에 재밌어하며 키득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름 전통 피리를 이용하여 크리스마스 캐럴을 연주해줬다. 우리도 준비한 캐롤을 박수치며 불러주고는 서로 '덕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눈이 보이지 않는 장애가 무엇보다도 불편할 것 같은데, 도란도란 모여서 이렇게 생활할 수 있음이 다행이다.

 

다음으로는 남자애들이 주로 있는 맹아 고아원으로 이동.

이 시설 또한 주거 지역과 섞여서 골목에 위치해 있다.

여기도 우리가 왔다고 캐롤을 구성지게 불러주는데, 그 실력이 상당했다.

한 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듯했는데, 피아노를 치는 인원들도 그렇고 악기를 연주하는 인원들도 그렇고 대단했다.

그리고 흥에 겨워서 노래를 부르는데, 우리까지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이곳도 가톨릭의 지원을 주로 받는 곳이었는데, 입구에는 성탄 장식이 가득하다.

베트남은 크리스마스 즈음하여, 가톨릭을 믿는 집이나 시설에는 이런 스타일의 장식을 하는 것이 기본 양식이다.

 

그리고는 마지막 고아원을 향해 출발.

이곳 또한 주거지역 사이에 있어서, 좁을 골목길을 걸어서 들어가야 한다.

호찌민에서는 잘 찾아보면 생각보다 이런 시설들이 구역별로 꽤나 잘 위치해 있다.

 

들어가는 길에 어느 집에서 이렇게 장식을 해 놓았길래 한 장 찍어보았다. 

말 구유에서 나신 예수님을 형상화한 장식.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성당이든 개신교 교회든 그 본연의 스토리를 전달하기보다는 '크리스마스 예배'라는 것에 초점을 더욱 맞추어 진행하는 경향이 있는데,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

 

'예배'와 그 의미에 집중하느냐, '형식'에 집중하느냐.

본질에 집중한다고 하지만 정말 그 본질에 집중하느냐, 편의주의를 따르는 것이냐.

 

말이 길었는데, 

마지막 고아원은 세계의 각지에서 후원을 받는 곳이다 보니... 뭔가 '행사'를 중심으로 잘 준비되어 있기는 했다.

목사님께서 영어도 아주 잘하시고 위트가 넘친다. 

 

그렇게 함께 캐럴도 같이 하고, 간단한 댄스도 함께 하고..

축구도 구장을 빌려서 한 번 같이 하고, 점심으로 KFC 치킨도 한 마리 뜯었다. 

 

베트남에서 KFC를 처음 먹어본 것이라는 것이 함정.

그 처음을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의미 있는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

예상치 못하게 아이들과도, 내부 인원들과도 접촉점을 늘릴 수 있었음에 감사

이 땅에서, 또 타지에서 주신 역할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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