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무엇에 쓰는 음식인고?"
"bánh cuốn (반꾸온) 이라는 음식입니다."
베트남 사람들이 아침에 간편하게 먹는 음식으로 반꾸온이 있다.
반미나 분보같은 것보다 자주 먹는 것 같지는 않는데, 그래도 꽤 많이들 찾는다.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아서, '쌀국수에는 좀 질렸는데, 뭘 먹을지 모르겠다.' 한다면 한 번 먹어보는 것을 추천.
다만, 현지인들은 거의 아침밥으로만 먹는 메뉴라서...
완전한 한 끼 식사 메뉴로는 좀 부족할 수도 있다.
그러면 근처에 위치한 쌀국수를 2차로 때리시면 되겠다.
공항 바로 옆에 붙어있는 지역이라, 옛날부터 오래 장사를 해 오신 것 같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몇분이 열심히 운영하고 있는 것 같아보인다.
코코넛인지 얇은 밀인지 모르겠는데, 얇은 피에다가 고기에 여러가지 반죽을 넣어서 뚝딱 만들어내는 음식.
어찌보면 얇은 피의 만두와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피가 약간 투명하고 만두피보다 더욱 쫀득하다.
'그래서 좋은거냐 나쁜거냐?' 하신다면, "좋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나름 그래도 분업화가 잘 되어있는 것이,
(1) 피를 굽는 분 (아주머니)
(2) 속을 다져서 넣는 분 (할머니)
(3) 반 꾸온 이외에 넣는 후라이,소시지,짜,오뎅,채소 등을 넣는 분 (아가씨)
(4) 마지막 포장을 점검하고 젓가락, 소스 등을 챙기는 분 (할아버지)
모두 따로 제 할 일을 하고 계신다.
할머니가 쓰신 마스크 뒤로, 뭔가에 맞은 듯한 찰과상이 있었던 것에 자꾸 눈이 갔으나...
뭐 별일이 아니셨기를.
베트남이 가정 폭력이 조금 많은 편이라고 현지인에게 들었다.
아이들에게도, '내 아이들인데 때리는 것에 왜 간섭이냐.'라는 태도가 아직까지도 많다고.
여자들이 꽤 성실히 일하는 것에 대비해서, 남성이 조금 한량같은 면과 가부장적인 면이 있다보니
자격지심이 좀 있는 것도 같다.
일반화하기는 힘들지만, 그래서 애 1~2명 있는 이혼녀가 유독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고.
그래서 열심히 일하고, 어떻게든 가족을 먹여살리려고 애쓰는 한국인 남성을 좋게 봐준다고도 한다.
이야기가 좀 샜는데, 여튼 반꾸온이 생각 날 때면 종종 들러서 먹어야겠다.
( 원래 잘 먹지 않는, 소시지와 짜는 빼달라고 해야겠다. )
아래는 그간의 일상 스케치.
공항 근처 '도쿄 델리'에서 먹었던, 어느 평일의 저녁밥.
고등어 구이를 한 번 먹고싶었는데, 마치 잘 되었다.
물론 냉동 필렛을 썼겠지만 그래도 그 맛이 어디 가나.
오랜만에 집에서 먹던 '고등어 구이'를 만난 것 같은 기분에, 어느새 그릇을 다 비웠다.
가격은.. 10만동 초반이었던 것 같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주친 관광 버스.
요새 집 근처에서 관광 버스를 많이 볼 수 있는데, 대부분 회사에서 워크샵을 가는 것이다.
이 버스도 앞에 걸린 현수막을 보니 '냐짱' (나트랑)으로 가는 버스였다.
'저도 좀 얻어타고 가도 되나요?'라고 말한 뻔했지만, 내일 출근해야 해서 참았다.
( 외국인이 물어보면 재밌어서라도 분명 오케이 했을테지만, 정작 놀러가서 말이 안 통해서 멀뚱멀뚱 있어야 될 수도 있다 )
지금 사는 지역에는 가정집 건물을 회사로 쓰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 분위기가 좀 신기하다.
큼직 큼직한 가정집들이 많아서 좀 '부촌' 같은 느낌. 그리고 주말에는 이 골목이 좀 한산한 이유이기도 하다.
집들이 좀 큼직 큼직한 편이라서, 직접 주인이 거주하는 경우는 '저택' 같기도 하다.
어느 아침의 출근길 풍경.
매일 길거리에서 '반깐'을 파는 아주머니가 이틀째 안 보인다.
조금 걱정이 되긴 하는데, 나이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어디가 아파서 안 나오거나 하는 것을 아닐 것이기에...
여유롭게 기다리는 것으로.
대신에 스티키 라이스 ( 찹쌀과 다른 반죽을 좀 뭉쳐놓은 것 )를 아침밥으로 샀는데,
정확한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다. 6천동 ( 300원 )
아주 간편하고 먹을만하다.
회사 직원 2명과 점심 미팅이 필요하여 들른 피자 포피스 ( pizza 4p's )
가격은 꽤나 있는 편이지만, 파스타나 피자 모두 맛있는 곳.
일본인이 처음 오픈한 가게라고 하는데, 지점도 여러개고 음식도 맛있다.
피자는 보통 25~30만동, 파스타도 20~30만동, 음료는 6~9만동 수준.
3명이 먹으면 보통 80~90만동은 나오는 것 같다 ( 40000~45000원 )
어느 평일날, 퇴근후의 저녁.
구내염(혓바늘)으로 뭘 잘 씹지 못하여 선택한 편의점 메뉴들이었는데,
이럴거면 차라리 밥 한끼를 먹는 것이 나았겠다ㅋㅋㅋ
하지만, 가끔 편의점 갬성으로 간편하게 먹는 것이 땡길 때가 많다.
푸년 나들이. 고기가 정말 부드러운 쌀국수집을 찾았다ㅎㅎ 골목에 숨겨져 있었는데, '퍼 남'이 참 맛난 쌀국수집.
인상 좋은 노부부가 운영중인 가게인데, 35살 아들이 음대를 졸업한 사진을 가게에 걸어놓고 신나게 자랑을 하신다ㅎㅎ 베트남어가 부족하여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였으나, 기분 좋은 식사였다. 가끔 찾아야겠다.
가격은 4만동 ( 한화 2천원 )
또 만난 어느 관광 버스.
회사 워크샵을 가는 것이 확실한데, 현수막의 문구가 너무 재미나서 찍었다.
'never give up!' ( 절대 포기하지마! )ㅋㅋㅋㅋㅋ
비장한 문구인데, 너무 직설적이라서 재미나다.
회사 이름을 검색해보니, 여러가지 유압 밸브를 생산하는 곳인 것 같다.
창립한지도 꽤 된 것 같다.
하마터면 이 버스 앞에서 'never give up!'이라고 나도 한 번 외칠 뻔 했다ㅋㅋㅋ
( 누군가 말을 걸었으면, 진짜 그랬을지도 )
오늘의 포스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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