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공산국가이다 보니 아무래도 '경찰' (공안)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여행을 오는 사람들에게도 여러 가지 색깔의 제복을 입은 '공안'에 대한 호기심이 있을 테고, 거주하는 한국인 입장에서는 어떤 감시나 불이익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어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쁜 짓만 안 한다면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다.'
'공안'이라고 한다면 많이들... 무지막지한 권력을 휘두르는 중국의 '공안'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베트남의 '공안'은 약간은 그 결이 다르다.
결국 깊숙히 들어가 본다면 '체제 유지' '질서 유지'에 대한 목적은 같으므로,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체제를 갖추고는 있지만 조금 더 주민 친화적이라고나 할까. 기본적으로 중국은 강력한 '공산주의'를 기본으로 하여 통제력을 강하게 유지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둔다는 느낌이 있다면, 베트남은 호치민 주석이 일전에 베트남을 통일할 때부터 '애민사상'에 가깝다고 표현을 할 만큼.. 약간은 차이가 있다. 조금 더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국민들에게 도움 되는 것이라면 합당해 보이는 공산주의를 도입하겠다'의 느낌이라고도 볼 수 있을만치. 게다가 중국과 베트남은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비슷할 것 같지만, 베트남은 중국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역사적으로도 국경을 맞대고 '1000년 전쟁'이라 불릴 만큼의 오랜 전쟁의 역사를 겪어왔고, 지금도 중국이 종종 '베트남은 거의 자기네 땅이다'라고 거드름을 피는 것에도 무한한 증오를 가지고 있다.
( 최근의 젊은 층들은 중국 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그런 느낌이 덜하긴 하다 )
역사 이야기로 잠깐 새었는데, 그래서인지 베트남의 공안은 그나마 조금 더 주민 친화적인 느낌이 있다. 게다가 북 베트남이 국토를 통일 했다고 하더라도 경제의 많은 부분을 남부인 '호치민'(옛 사이공)에서 담당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약간 어르고 달래는 느낌이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할지라도 여전히 나이드신 분들에게는 공안은 두려움의 대상이요 마주하기 힘든 분들이지만, 젊은 층으로 갈수록 그 느낌이 좀 덜한 것이 사실이다. 하나를 더한다면, 호치민(남부) 보다는 하노이(북부) 쪽이 아무래도 조금 더 보수적이고 딱딱한 느낌이고 힘도 더욱 강한 느낌이다. ( 하노이가 수도이니 어쩔 수 없다 )
본론으로 들어가서, 그럼 대략 '공안'의 종류는 어떠한가?
1) 교통 경찰 2) 일반 경찰 3) 기동 경찰 4) 소방 공안 등 그 외. 정도의 4가지 분류로 대략 보면 될 듯하다.
파고들자면 더욱 상세한 분류와 역할이 있다고 하지만, 이건 외국인인 우리가 정확히 구분하려야 구분할 수도 없을 것 같고 그럴 필요도 없다. (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깐삿'과 '꽁안'의 차이를 물어봐도 잘 모른다 )
1) 교통 경찰 ( Canh Sat Giao Thong ) CSGT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거나 '그랩'을 불러서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경찰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교통 경찰'에 해당하는 경찰인데, 주로 모든 교통 단속이나 질서 유지의 책임을 맡고... 중요한 사람들을 의전 할 때에는 가장 앞과 뒤에서 길을 터주기도 한다. 베트남에 거주하는 사람들중 많은 분들이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게 마련인데, 특히나 7군(푸미흥)이나 2군에서 '교통경찰에게 2백만 동, 4백만 동을 뜯겼다.'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그만큼 우리의 일상 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있고 실제대로 대면할 기회도 많은 분들이다. '교통경찰이 아무 이유도 없이 나를 잡았다!'라는 말이 정말 많지만.. 사실은 잘 살펴보면 80%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 1) 우리가 그 세세한 규칙들을 잘 숙지하지 않고 있고 2) 벌금이 고정 금액이 아니라 범위 구간으로 책정되어 있어서 완전히 삥 뜯는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 하지만 백번 양보하더라도 10% 정도는 그냥 마구잡이로 실적을 올리려고 하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
은어로는 '피카츄'라고도 하는데, 황색 제복을 입고 다녀서 그렇다. 기본적인 면허 정보를 요구할 수 있고 벌금을 부과할 수 있고 파출소로 인도하여 추가적인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물리적인 진압이나 적극적인 무력 행사는 제한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그래서인지 좀 중요한 통제가 필요할 때에는 '검정 제복'을 입은 '기동 경찰'을 대동하기도 하고... 국민들이 좀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어서 요즘에는 헬맷마다 액션캠을 달고 다니는 등, 나름대로 합당한 방법들을 찾는 것으로 생각된다.
1~2월 기간에는 특히나 '구정 명절'을 앞두고.. 더욱 열심히, 적극적으로, 철저하게 단속을 하는 특성을 보이므로 특히 조심하시기를.
( 구정을 잘 쇠어야 하기에 )
나는 '음주 단속'에 한 번 걸려보았는데, 술을 마시지 않았기에 자신감 있게 '후~' 불었더랬다.
대부분의 한국 분들이 자주 걸리는 항목을 살펴보면, 1) 방향지시등 위반 2) 운전 중 이어폰 착용 3) 운전면허나 오토바이 등록증 부재 4) 일방통행 도로 접근 5) 과속 ( 50km 이상으로 달림 ) 등이다.
(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히 오른쪽으로 꺾이는 '연결된 길'이라면 갈림길이 아니라서 오른쪽 방향 지시등을 안 켜도 되는데, 여기서는 오른쪽 방향 지시등을 켜야 하는 규칙 등 )
베트남 교통 벌금표 ( 2019 / 2020년 버전)
2) 일반 경찰 ( Cong An Nhan dan ) 공안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의 경찰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수사권'을 가지는 것으로 알고 있고 광범위한 집행 능력 또한 가진 것으로 알고있다.
오피셜 하게 밝히지는 않지만 '공안'이 되려면 가톨릭을 종교로 가지거나 외국인과 결혼을 하거나.. 기타 체제 유지에 방해가 되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면 되기가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 공안과 결혼하려면 8촌까지 조사를 하는 과정을 거치니, 아무래도 조직을 더욱 단단하게 관리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외국인이든 현지인이든 거주지를 옮기면 '거주 신고'를 하러 가야 하는 곳에도 있고, 범죄 사건이나 각종 사회 사건들에 대해서도 주로 개입하는 '광범위한 능력'을 가진 존재들이다. 세부적으로 본다면 '공안국'이라는 내부에서 주로 활동을 하는 인원도 있고, 주요 시설물을 관리하고 보안을 유지하는 인원도 있고, 각 지역마다 있는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인원도 있고, 특정 분야의 감시와 수사를 담당하는 인원도 있고, 높은 분들을 주로 모시는 인원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건 뭐 우리나라도 '공무원'이라고 다 같은 공무원이 아닌 것처럼, 그 분야가 광범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가끔 '잠복 수사'등을 진행할 때에는, 길거리의 '반미 팔던 아저씨'가 알고 보니 '마약 단속반'이었더라... 는 이야기도 들리니, 착하게 사는 것으로. 여하튼 일반 공안은 가장 기본이 되고 '수사권'을 가진 분들이기 때문에, 착하게 살아서 마주칠 일을 적게 만드는 것이 좋겠다. ( 사실 그 생활을 잠시 들여다보면 일이 무지하게 많아서, 고단하기도 한 분들인 것 같다 )
3) 기동 경찰 ( Canh Sat Co Dong ) CSCD
우리나라로 친다면 '전투경찰'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즉결 수사/집행권'을 가진 인원들이다. 쉽게 말하면, 말 안 들으면 패버릴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경찰들과는 좀 결이 다르다. 떠도는 말로는 '외국인이라고 할지라도 어딘가에서 난동을 피우면 바로 때린다'라는 말을 듣긴 했는데... 지금까지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에는, '마약을 해서 제정신이 아니거나' '술에 잔뜩 취해서 난동을 피우는 경우' 정도가 해당이 될 것 같다. 그래서인지 2021년 코로나로 모든 길거리와 주거 구역들이 통제되었을 때, 일반 경찰과 더불어 주요 지점마다 볼 수 있었던 인원이 '검정 제복 공안' 인원들이다. 아무래도 이동 자체를 철조망으로 통제하다 보니 강력한 집행권이 필요했을 듯싶다. 그 이후에도 교통경찰들이 '폭주족'을 단속한다든지, '불교 행사'라든지 시내에서 '대규모 행사'가 있을 때면 '교통경찰' 뒤에 타고 2인 1조로 곤봉을 들고 돌아다니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교통경찰'만 돌아다니면 시민들이 약간은 반항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듯하다. 지난번에는 마약을 한 듯 크게 소리를 지르며 시내에서 오토바이 질주를 하는 인원을 쫓아가는 2인 1조를 보았는데, 딱 그런 경우에 '곤봉 맛'이 나올 듯 하다. 물론 함께 이야기해보면 개개인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지만, 왠만하면 일상생활에서는 볼 일이 없으면 좋을 듯 하다.
이상으로 대략적으로 베트남의 경찰 (공안)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 외국인으로서 일부러라도 규칙을 잘 준수하며 착하게 산다면 일상 생활에서 자주 마주칠 일은 없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게다가 이유 없이 구속을 하거나 강제 집행을 하지도 않으니, 너무 겁을 먹을 필요는 없고 필요시에는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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