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갑자기 인터넷이 안 된다. 내 소중한 와이파이...
그래서 어딘가에서 한적한 주말 오후를 보내고 싶은 마음에 주변 카페들의 위치를 내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 돌리기 시작했다.
집 근처에 더 커피 하우스( the coffee house ) 라든지 카이 커피 ( kai coffee ), 스타벅스 ( starbucks ) 등의 프랜차이즈 카페도 있고, 정말 많은 로컬 카페들도 즐비하지만... 사람이 거의 드나들지 않는 로컬 카페에 콕 박혀 있고픈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오며 가며 눈에는 담아두었으나 아직까지 한 번가 가보지 못했던 카페. 그런 카페를 오늘 찾았다.
뭔가 로컬 감성이기는 한데 전형적인 베트남의 로컬 카페의 모습은 아니고, 모던한 감성의 현대식 카페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한 컨셉의 카페도 아닌, 말 그대로 '동네의 아기자기한 개인 카페'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심지어 구글 맵에도 나오지 않는 곳인데, 주말을 맞이해서 그런 카페를 방문했다.
입구가 꽤나 조그마했는데, 신기하게도 안쪽으로 들어서면 두어 개의 오토바이도 주차할 수 있을 만큼의 여유가 느껴진다.
( 실제로도 잘 포개어 주차하면 2~3대는 여유롭게 주차가 가능하다 )
각 음료들의 가격도 무척이나 저렴한 편인데, 시내 중심지에 비교하면 1/3 가격이고 근처 카페들에 비교하여도 1/2 정도의 가격이다.
내부에 들어서면 정말 작은 공간이긴 하지만, 뭔가 오밀조밀 꾸며놓은 매력이 있다.
게다가 구석구석에는 개인의 취향이 한껏 반영된 듯한 책들과 소품들이 군데군데 놓여있는데, 이마저도 이 조그만 카페의 매력을 더해준다. 심지어 제일 안쪽에는 1/3 평도 안 되는 공간에 나름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다.
게다가 개인 카페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종일 주구장창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도 뭐라고 눈치하나 주지 않는다는 것인데, 나의 경우는 아니고 내 앞의 한 학생이 딱 그랬다. 자기 집 안방처럼 익숙하게 모든 것을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심지어 중간중간 담배도 맛깔나게 피워대는 모습에 약간은 웃음이 났다. ( 실내에서 )
나도 이곳에서 자리를 잡고는 두어시간동안 작업을 좀 했는데, 이상하게도 편안한 기분....
고양이도 두어마리가 왔다 갔다 하는데, 동네 고양이인지 여기서 키우는 고양이인지는 모르겠다. 만져보지는 않아도, 가끔씩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고양이나 강아지를 집에서 키울 수가 없으니, 이렇게라도 가끔 보는 것이 재밌다.
이 카페의 전체적인 느낌을 말하자면, 가만 보면 그 유명한 콩카페의 1/4 축소판인 것만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콩카페가 조금 더 계획된 오리엔탈리즘같다면, 이곳은 그냥 있는 그대로의 냄새를 곳곳에서 풍겨내는 느낌이다.
뭔가 장황하고 그럴듯하게 묘사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냥 '좀 갬성있는 베트남 시골 카페' 같다는 말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편안하고 좋다는 말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은 머물러 가도 좋을 듯하다.
로컬 도심 속의 분주한 작은 도로변에 맞닿아 있는 작은 카페라서 지나치기만 할 뿐 대부분은 관심을 주지 않는 곳이지만, 대문을 들어서면 나만의 숨겨진 공간이 펼쳐지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호치민 곳곳의 이런 카페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기에, 이런 감성이 점차 사라져가는 것이 못내 아쉽다. 그렇기에 '나만 알았으면 좋겠지만서도 주인장이 먹고 살만큼의 고객은 방문하면 좋겠다'는 즐겁고도 이기적인 생각을 잠시나마 해본다.
여유로운 주말의 오후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
가깝지만 새로운 공간을 경험할 수 있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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