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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맛집

호치민 공항 근처 일본 스타일 카페 라카 laca

by 처음처럼v 2023.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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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바로 밑쪽 대로변에서는, 초행자가 스타벅스 등 이외에는 잘 정돈된 카페나 식당을 찾기는 좀 어려운 편이다.

그래서 각 골목골목으로 들어가서 찾아봐야 비로소 좋은 곳들을 찾을 수 있는데, 최근에 추천을 받아서 알게 된 카페.

라카 ( LACA )

 

'여기에 카페가 있었나'라고 생각하며 그냥 무심코 지나치기가 너무 쉬운 외관.

하지만 조심히 들여다보면 강력한 내공이 있는 공간이었다.

 

 

퇴근을 한 저녁때에 추천해 주신 분과 찾게 된 LACA 카페.

뭔가 일반 로컬 베트남 카페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일본인 부부 사장님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였던 것.

입구만 보면 그다지 별다를 것 없지만, 군데군데에 감성이 느껴지는 예술 작품들이 가득했다.

 

사장님 부부. 대화를 길게 해보지는 않았는데, 사진을 찍는다 하니 자연스러우면서도 얼굴이 가려지는 행동을 택하셨다.ㅋㅋ

 

테이블 간 간격도 널찍하고, 우드 제품들이 특히나 조화롭게 어울려있어서 왠지 모르게 눈이 편안했다.

하지만 이곳의 진면목은 2층의 공간으로 이동해야 비로소 알 수 있다고 한다.

 

왜 그런가 했더니, 오타쿠의 작업실과 일반인의 경계선상에 있는 그런 느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놨으니, 구경하시려면 좀 구경을 하시든지요.'라고 넌지시 말하는 것만 같은 공간이었다.

여러 일본의 색깔이 묻어나는 소품들이나, 피규어, 만화책, 예술 작품들이 군데군데 어우러져 있어서 신기했던 느낌.

 

또 하나 특이했던 점은, 각 공간이 미로처럼 얽혀있어서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각 위치마다 앉는 공간 또한 일률적이지 않아서 사소한 재미가 있고, 또 서로가 그렇게 훤하게 보이지도 않아서 편안하다.

 

추천해 주신 분과 같이 앉았던 곳은 창문이 있는 자리였다.

카페의 2층 공간을 등지고 밖을 볼 수 있는 곳이었는데, 바깥이라고 해봤자 뒷골목이지만 왠지 모를 푸근함이 있다.

바로 카페와 인접한 집들은 사생활이 심각하게 노출될 수도 있겠으나, 그렇게 각박하지는 않은 느낌이다.

가끔은 이렇게 사람 사는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함께하는 것이, 그럴듯한 고층의 시티뷰보다 나을 때도 있다는 생각이다.

 

맛차 라떼와 미숫가루 비슷한 무엇인가를 주문했던 것 같은데... 이름이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컵도 그렇고 담아내는 음료들도, 그리고 아기자기하고 편안한 공간까지 충분히 매력적인 모습들.

그래서 이 카페를 추천해 주신 분이 매일 하루를 마무리할 때에 오고픈 그런 공간인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종종 생각날 때마다 이 카페를 찾아야겠네요."했더니,

"내 구역이니까 다른 데를 자주 가도록 해."라고 농담 섞인 솔직한 답변을 주셨다.

 

타지에서 저마다 이런 공간이 하나쯤은 필요한 것이 아닐까.

모든 남자의 로망이 집에 '서재'나 '게임방'을 만들어 놓는 것이라고들 하는데, 온전히 혼자 있는 공간이든지 누군가와 함께하는 공간이든지 간에 이런 공간은 꼭 필요한 것 같다.

 

더욱이나 바쁘게 돌아가는 하루에, 책이라도 몇 장 읽을 수 있는 여유를 일부러라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새로운 공간을 발견할 수 있었음에 감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주셨음에 감사

좋은 분과 함께였던 것에 감사

 

이 근처에 한국분이 운영하는 한옥 스타일의 카페도 있다고 들었는데, 다음 행선지는 그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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