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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맛집

베트남 호치민 집 구하기

by 처음처럼v 2021.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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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에 오자마자 가장 큰 고민은... '집을 어떻게 하나'

우선은 에어비앤비에서 지내는데, 언제까지고 여기에 있을 순 없다.

 

하지만 호치민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깜깜이...

 

3주가 지난 지금, 이제서야 그려보는 호치민 대략 구역 지도. ( 하트 표시는 방문했던 곳을 중심으로 저장해놓은 것 )

중심부가 District 1~12정도 까지의 숫자로 나뉘어져 있고, 중간 중간 숫자가 아닌 '떤빈' '딴푸' '고뱝' '구찌'등 지역 이름이 참 많은데... 아직 고런거를 다 알지는 못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아직은, 말하다가 모르는 지역이 나오면 구역을 먼저 물어본다.

번호로 '대충 어디쯤이겠구나.'를 가늠하곤 한다.

 

위에 주황색으로 써 놓은 것이 구역 번호이다. 경계까지 표시하면 너무 지저분할 것 같아서 대충 적어놓은 것!

( 사실 정확한 경계를 그리자면 또 초집중해서 눈알 빠지게 보아야 하기 때문도 있다. )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저 지도에서 7군, 2군에 거의 모여있다. ( 한국어로는 '군'으로 보통 표현한다. )

지도 아래쪽에 대부분의 하트 표시가 박혀있는 곳이 7군... 일명 '푸미흥'지역 ( phu my hung, 스펠링 맞나 )

2군은 1군 오른쪽인데, 최근에 생긴 비싼 아파트들이 모여있다. 다른 외국인들도 많다고 한다.

 

10여년을 돌이켜 볼 때 한국인들이 모이는 지역이, 공항 근처 -> 7군 -> 2군 으로 이동해가고 있다고 들었는데

7군은 여전히 강력하다. 이곳에 있으면 정말 없는 게 없다... 베트남어 한 마디 안 하고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곳.

( 한국에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먹거리가 다 있다 )

 

여튼 그래서 에어비앤비도 우선 7군 중심부에다가 딱 임시로 구했다.

엄청 쌀 줄 알았는데, 내 예상보다는 비쌌다. 1박에.. 17달러 정도였었나. 널찍하고 테이블도 있고.

지금이 코로나로 외국인 입국이 아주 제한되는 까닭에 월세가 그나마 많이 싸진 것이라고 한다. ( 심하면 40% down )

 

사실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나라에는 '보증금'개념이 없으니, 임대시 아무래도 100% 월세로 금액이 책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 엄~청나게 비싼건 아닌데, 그래도 체감상 비싸다고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월세로 돈이 훙훙 나가니.

이 집의 가장 좋은 점은, 벽의 한쪽면이 거진 다 창문이라서 아침에 햇살이 가득하다는 점.

 

근데 이상하게도 여기서 이상한 꿈을 많이 꾸어서... 몸은 편했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다시 찾기는 꺼려지는 곳이다.

생전 별로 꾸지 않던 귀신꿈을 꾸지 않나, 엄청나게 큰 뱀이 또아리를 틀고 나를 옥죄다가 뱀의 머리를 뎅강 잘라내는 꿈을 꾸지 않나, 그리고는 은혜롭게 창가에 엄청난 빛이 쏟아져 들어와서 다행이고 축복이긴 했지만... 여튼. 

 

7군이 전반적으로 부동산 가격대가 높다보니, 임대료도 식당들의 평균 가격들도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그래도 비싼 편이다. 이 지역이 여러가지로 너무나 어드밴티지가 많지만 나는 원래부터 주거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부지런히 다른 지역들을 좀 봐보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집을 구할 때에는 부동산 중개인을 끼고 계약한다. ( 현지인 or 한국인 )

계약상 여러가지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많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인데, 그게 평균적으로는 현명하다.

 

1) 부동산 중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물량이 다르니, 개인이 알아보기에는 물량에 아주 한계가 있기에 그렇고

2) 본 계약을 할 때에도 그렇고, 그 이후 자질구레한 수리 등을 집주인에 요청할 때에도 수월하다.

( 외지인은 어디서 뒤통수를 맞을 지 모른다. 눈물 흘리며 쫓겨날지도 )

 

보통 '2개월치 월세 + 1~2개월치 월세 선지급'을 기본으로 하는데, 

부동산 중개인은 집주인에게서 첫 달, 1달치 월세를 수수료로 받는다. ( 세입자에게는 수수료를 받지 않음 )

 

그리고 주거의 형태도 크게

1) 아파트 2) 서비스 아파트 3) 주택 4) 도미토리

정도가 있을 수 있는데.. 주택은 가장 비싸서 왠만큼 부자가 아니면 힘들고, 도미토리는 도난과 여성 타겟 범죄 또한 왕왕 일어나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

 

보안과 청결, 주변 편의 시설, 교통, 교육 시설등을 감안할 때

보통은 싱글이든 가족 단위이든 아파트를 계약하는데, ( 큰 평수든 1.5~2룸 형태이든 )

나의 경우는 서비스 아파트로 가닥을 잡았다. (요리를 하지 않고, 가끔 청소도 해주는 것이 좋아서)

 

여튼, 그래서 나의 경우는 평균적인 경우가 아님을 확실히 명시 해 둔다.

( 여러가지로 리스크가 꽤 많다, 내가 감수하기로 하고 들어가는 것 )

 

우선 7군 가장 위쪽 지역으로 갔다. 4군의 바로 아래쪽 로컬 지역

월세 180~200달러를 구해보았는데, 다른건 다 괜찮은데 창문이 없다.

병에 걸릴 것 같은 리스크... 이건 아니된다. 

여기에 사는 친구들도 다들 베트남 친구들. 부대끼며 사는 것은 좋고 환영이지만, 창문이 없어서 안되겠다.

그리고 또 하나. 베트남에서는 에어비앤비의 사진과 실제 컨디션의 차이가... 꽤 크다.

사진과 실제 컨디션이 다른 것이야, 어느곳이나 비슷하지만 - 다른 나라에서는 50 정도의 차이가 평균치이라면 여기는

100정도의 차이가 평균치다. 그래서 꼭 가봐야 한다.

사정을 설명하였더니, 다행히 host가 에어비앤비 환불 절차에 동의해주었다. 

개인 돈이라 후덜후덜 했는데... 착함. 기거하는 기간 동안의 금액만 빼고 환불.

 

베트남에 온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여기도 다 사람 사는 곳이고 착한 사람이 많다.

돈에 있어서 잔머리를 많이 굴리는 경우도 많고,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기준을 바꾸기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가치관의 차이가 발휘되는 곳도 많아 답답하기도 하지만 - 가끔 놀라우리만치 정석대로 일을 처리하려는 사람도 많아서 놀라기도 한다.

( 이 부분이 반대로 빨리빨리를 원하는 우리네 성격에는 급격한 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부분 )

 

화장실 사진은 원래... 파스텔톤의 화사하게 빛나는 타일이었다. 다른 방의 사진을 그냥 갖다가 붙여놓은 듯 하다.

침대 시트도 다른 새것으로 그나마 나 혼자 갈아놓은 것인데, 케케묵은 냄새가 난다.

내 돈으로 집 앞 세탁소에 맡겼는데, host가 자기한테 먼저 말하지 그랬냐고...

그냥 세탁한거 잘 쓰라하고 좋게 끝냈다.

 

그래도 어딘가 잠시라도 머무른다면 주변 구경은 해야지. 주변이 참 정겹다. 고구마도 팔고 계란도 팔고.

근처에 재래시장이 쭉 늘어서서 크게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다만, 집에서 뭘 요리 해 먹거나 하지를 않으니

물이나 과일 빼고는 내가 살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쪽에는 거의 외국인이 없다보니, 내가 지나다니기만 하여도

삼삼오오 카페에 모여있는 아자씨들이 나를 신기한 듯이 쳐다보았다.

 

요렇게 띄엄띄엄 각종 채소와 생선 기타 물품들을 파는 상인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주말 아침, 자고 일어나서는 집 근처 쌀국수집에 한 그릇 때리러 갔다.

요기가 맛집인가보다. 다른 곳에 비해서도 단연 압도적인 손님 수. 맛나다.

아침부터 고 틈바구니에 껴서 한 그릇 먹었는데, 한 그릇 뚝딱.

 

이제서야 조금 알았지만, 쌀국수도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잘 보고 들어가야 한다.

우선 1) 면 2) 재료 (소,닭,돼지,해산물) 3) 재료 상세 분류 (소 중에서도 양지,힘줄,미트볼 등)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pho bo nam ( 푹 익힌 양지가 들어간 쌀국수 )

역시 사람은 습관의 동물인가보다. 차츰 도전해보는 것으로.

 

아래는 지난번 실패기 : 

2021.04.24 - [여행 & 맛집] - 베트남 호치민 먹거리 일상

 

요건... 이름을 까묵었는데 '후띠우'였나. 라이스페이퍼에 각종 채소 등을 넣어서 돌돌말아서 먹는 것이다.

저녁에 뭘 많이 먹기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아예 안 먹기엔 밤중에 배고플 거 같고... 해서 집 앞에 지나다가 길가에

자리잡았다. 아주머니가 진짜 3개? 3개가지고 되겠냐 했지만. 이 때에는 호치민 생활 1주일차 였기 때문에, 그냥

웃음으로 OK.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어메이징한 맛은 없어도, 요런 담백한 자연의 맛 또한 좋아하기 때문에..

(이러고 포스팅하는 오늘은 간만에 햄버거 먹음)

 

또 의식의 흐름대로 가다보니 이야기가 샜는데,

옮길 집을 당장 또 구해야 하니 현지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여러군데 집을 알아보았다.

여기는 그 유명한 '스카이가든' 7군에 처음 한국인들이 정착할 때에는 가장 신식 아파트였는데 - 지금은 오래되다보니

시설도 낡고, 인도인&중국인 비중도 높아서 한국인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나의 기준에서는 충분히 넓고 가장 좋았던 물건. ( 내가 찍은 사진이 실제 컨디션보다 30% 정도 깔끔해보이게 나온 것 )

군데 군데 세월의 흔적들과 먼지들, 그리고 수도에는 꼭 필터를 끼워야 할 것 같은 것 빼고는 무난하고 널찍하다.

청소야 뭐 그냥 한 번 싹 하면되고 침대 시트도 싹 갈면 되는데, 투룸이라서 나에게는 너무 과분하다.

 

나는 혼자 살 것이라... 눈물을 머금고 그냥 다른 매물들을 얼마간 더 비교 해 보기로 했다.

보통은 이런 입지에(7군,푸미흥) 요정도 크기(투룸), 가격이라면 무조건 들어갔을텐데, 순전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캔슬.

가격은 코로나로 인해서인지, 다른 요인 때문인지 현저히 낮았기에 비공개

 

그래서 나는 4군으로 갔다.

 

다행히 깔끔하고 좋은 집을 찾았기에 조금 살아보고, 바로 계약 했다.

주변에 편의 시설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 좀 불편하긴 하지만, 거의 잠만 자러 들어오니 당분간은 무리가 없을 것 같다.

 

4군은 완전 로컬 지역이라, 진짜 뭐가 없다. 정말루... ( 저 시장도 집에서 10분은 걸어가야한다. )

게다가 4군은 이전에는 조폭들과 마피아 마약 등 온갖 위험 요소들의 집합소였어서, 우려가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밤 9시가 넘으면 그쪽을 지나는 길을 피해서 이동하기도 했다고 하니, 말 다 했다.

( 한 친구는... 옛날에 그쪽 지나다니면 마약 주사를 푹 꽂는다고 했다는 괴담도 들려줌 )

 

물론 지금은 조금씩 개발이 되고 있으나, 이제서야 호치민에 정착한 내가 그 모든 리스크를 내가 다 파악하지는 못할테니 항상 조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담대하되 객기 부리지 않는 것이 해외 생활에서는 얼마나 중요한지 :)

여기에 숙소를 택한 것부터도 살짝 객기 수준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서 - 최대한 외곽 쪽으로 잡았지만서도 항상 조심해야겠다.

 

have a good 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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