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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훈련소 퇴소

by 처음처럼v 2010.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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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6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4주 훈련이 끝났다.

현역이나...다른 사람들이 본다면 무슨 꼴랑 4주가지고 우는소리냐 할테지만...실제로 나도 들어가기 전까진

그렇게 호언장담하며 까잇거 금방 나온다고 했었으니까... 훈련소 생활이 예상외로 많이 고됐다는 것보다는...

비록 4주지만 그 안에서의 시간....   안에서의 시간과 밖에서의 시간은 확연히 달랐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매일 공책만한 크기의 학습장 한 쪽씩 일기를 써내려가는 것을 위안으로 삼으며... 대개는 시간이 없고, 느긋하게 생각해서 써내려 갈 시간도 없어서 불침번 시간을 이용해 일기를 쓰고. 형설지공이 따로 없었고..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짜증의 대상이던 불침번 시간이 나름 괜찮기도 하고,,, 몸도 점점 적응하니 아무렇지 않고..훈련을 하나 하나씩 끝내고 나니 나올때가 되고.

 

안에서는 나올 날 만을 D-day를 세며 손꼽아 기다렸는데 막상 환호성을 지르고 나오니 뭔가 허전하면서도...

적응이 되지 않는 기분. 그래서 그 허름한 논산시외버스터미널의 한적함이..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같이 온 같은 생활관 동생은 빨리 집에가고 싶어했지만 나는 그 여유로움이 좋았다.

집에 돌아오는 버스가 여러차례 어딘가를 들러서 오는 것이라.. 대충 4시간정도 걸린 것 같은데,,,

버스를 타면 여느때처럼 금방 잠이 들 줄 알았는데..mp3를 꼽고 몸을 기대도 잠은 안오고. 창 밖을 보며 생각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되었다고 분대장들의 얼굴이 눈에 선해지고, 생활관 동기들과의 한 달여의 시간을 천천히 머리속에서 되짚어보다가는... 들어오기 전에 보았던 사람들..후배들..친구들,,생각도 하고.. 부모님은 계속 전화통화했고..그 안에서 내가 배운 것들, 생각했던 것들을 곰곰이 또 생각해보고. 조금 더 여유로운 모습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들..전화를 몇통 받았는데 무지반가운 한편, 내 머리속은 그저 멍하던데.. 모든 목소리들, 내용들이 반갑고 마냥 좋고. 앞으로도 계속 내가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깐 하고...

계속 그렇게 얼떨떨 하다가 집에도착할때쯤 되니 비로소 얼굴에 웃음꽃이 피더라.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핸드폰..많은 사람들..길거리의 정보들. 현대시대에는 과다한 정보가 무의식중에 흘러넘치고 있다는 문구가 생각나며, 무언가를 어렴풋하게 느꼈다. 4시간여의.. 버스에서의 시간이 있었기에 왠지 다행이라는 생각...사회는 참 많은 사소한 고민들을 나에게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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