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이나 하노이 등 대도시에 살다 보면 놀라게 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부동산 임대료.
놀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부가 가치를 생성하지는 않고 사라지는 돈이기 때문에 두고두고 언제나 아까운 '임대료'이기도 하다.
물론 '의/식/주'중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항목이고, 그렇게 '잘 살 수 있는 공간'을 획득함으로써 개인의 업무 영역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데에 분명 도움은 될 것이다. 그래도 아까운 걸 어쩔 수는 없다.
베트남 호치민에 처음 오시는 분들이 꼭 물어보는 질문이 하나 있다.
'저는 그냥 깔끔하고 기본적인 방만 있으면 되는데 월세가 얼마나 되나요?'
그럴 때마다 머릿속으로 4~5가지의 '한국인의 기준'에 대해서 리스팅을 해보게 마련인데, '깔끔함'과 '기본적'이라는 기준이 참 다채롭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깔끔하다'라고 하는 표현 속에는.. 1) 기본적인 인테리어나 마감이 평균 이상이고 2) 바퀴벌레나 도마뱀이 거의 출몰하지 않아야 하며 3) 화장실 또한 일정 크기 이상은 되어야 한다.
또한 '기본적'이라는 표현 속에는... 1) 아무리 작게 잡아도 7~9평 정도는 되는 공간이어야 하고 (가끔은 그 이상) 2) 생활에 필수적인 옵션들이 구비되어 있어야 하고 (침대, 테이블, 세탁기 등) 3) 개인 공간이 분리되어 프라이버시가 어느 정도 보장되어야 하며 4) 보안이 그래도 철저하고 5) 너무 주요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지지는 않았으면 한다.
대부분은 '나는 그렇게 기준이 높지 않아서 다 괜찮다'라고 하시지만, 결국은 한화로 45~50만원 정도의 주거지로 들어가는 것을 보게 되는 이유이다.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 처음에 호기롭게 이 땅을 디딜 때의 생각보다도 월세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 우리나라에만 있는 '전세 보증금 제도'가 없기에, 월마다 나가는 월세가 꽤나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
현지 대학생들이나 근로자들이 싼 월세를 찾아서 들어가는 곳을 찾다찾다보면 아래와 같은 컨디션도 둘러보게 되는데, 나는 포기했다.
( 개인적으로 '주거'에 대한 기준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에 대한 오산이었다. )
이런 곳이 한 달에 20~30만원 정도는 한다. 위치가 시내 중심부라서 꽤나 좋기 때문에 가격이 다른 곳보다 조금 더 높은 편인데, 보통은 이런 곳에서 학생들 2~3명이 모여 산다.




베트남에서 또 하나의 변수는... '동일한 가격대라고 하여 품질이 어느 정도 범위 안에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다.
월세 45~50만원하는 방이 월세 35만 원보다 못하기도 하고, 월세 45~50에 구할 수 있는 비슷한 컨디션의 방이 월세 65만 원에 올라와 있기도 하는 등... 천차만별이다. 2군(현재는 빈탄군)에 있는 '빈홈'아파트 투룸이 16백만동이니 한화 80만 원이고, 2군(현재는 투득 시)에 있는 '마스테리 안푸'의 투룸이 또 15~18백만 동 ( 한화 75~90만 원 ) 정도이니, 한국인 입장에서는 비교도 될 것이다. 결국 발품을 팔아야 하는 중요성이 한국보다도 더욱 큰 것이다.
마지막 변수로는... 사진과 실제 방의 컨디션이 판이하게 다른 경우가 70%에 육박하는 것이다. 이건 물론 한국도 비슷하지만, 뭐랄까... 한국에 비해서 '사진과 이렇게까지 다르다고?'하는 경우가 꽤나 있었다. '광각'으로 사진을 찍어서 널찍하게 보였는데 실제로 가보면 그렇게 좁아 보일 수가 없는 것은 그냥 애교로 쳐야 한다. 가보니까 아직 공사가 덜 끝난 방이 있다든지, 사진에 없던 방이나 욕실에서 곰팡이나 녹이 엄청나다든지... 한쪽 벽에서는 물이 떨어지고 있다든지 하는 경우가 있다. ( 실 사례 )
개인적으로도 400개가 넘는 매물을 검색해서, 25개 정도를 직접 방문을 해 보고 나서 어느정도 타협하려던 찰나에 우연히도 마지막 방을 발견하여 들어간 곳이 지금 사는 곳이다. ( 스튜디오 원룸 )
월세 35만원에 이 정도 컨디션은 보통 구하기가 어려운데 (어렵다기보다도 불가능에 가깝다), 좋은 집주인을 만나서 2~3년간 월세 올려달라는 요청 한 번 없이 잘 살았다. 하지만 집 주인이 이번에 집을 팔면서... 새로운 집주인이 대대적 리노베이션을 공표했다. 그래서 2/28까지 방을 빼야 하는 이슈가 생긴 것. 어차피 이런 저런 이유로 이제는 '투 룸'으로 가야 하는 이유가 생겼기도 하여, 기쁜 마음으로 이사를 준비했다.
이제는 '이사 파트'
쇼피에서 이사 박스를 찾아서 주문하고 ( 박스 한 개당 평균 1000~1100원의 가격 ),
차근차근 짐을 싸다보니 박스가 어느새 8개라... 대충 택시를 불러서 이사하려던 계획에 약간은 차질이 생겼다.
( 참고로 이사 박스는 평균적인 박스에 비해서 좀 더 두껍고, 굵은 스테이플러로 이음새 처리가 되어있다. 2~3시간 내 당일 배송 )
그래서 '랄라무브'라는 배송 업체를 이용하기로 했는데, app이 꽤나 잘 구성되어 있어서 이용하기가 간편했다.
(랄라무브, 아하무브 등 배송 업체가 다양하다)
1) 우선 총 무게나 부피에 따라서 500kg, 1000kg, 그 이상되는 배송 트럭 등을 선택할 수 있고,
2) 도와주는 인력을 +1명, +2명 등 추가로 세팅할 수 있다.
주의 사항으로는,
1) 일정 규모 이상 배송 트럭은 도심에 통행하지 못하게 하는 '제한 시간'이 있다. ( 낮 시간대 )
2) 집이 차가 드나드기 힘든 골목에 있다면, 이사 박스를 차량까지 이동시킬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도와주는 사람을 1명 더 세팅했다. ( 그래봤자 그 배송 기사분이 박스를 '도어투도어'로 옮겨준다는 뜻이다 )
헬퍼를 2명 정도 세팅하면... 아마도 1명을 불러서 왔을 것 같은데, 우리가 불러놓은 건장한 친구가 1명 있었기에 충분했다.
박스 8개에 약간의 잡동사니가 더 있어서 1000kg 미니밴을 불렀다. 총가격은 80만 동 ( 한화로 대략 4만 원 정도 )
우리는 박스를 꽤나 깔끔하게 갈무리를 해 놓았기에 이정도로 끝났는데, 대부분 한국 가정은 '이사 업체'를 부른다.
그러면 기본 3~4백만동에서 15백만 동까지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집 내부의 모든 이삿짐을 패키징하고 배달하는 전 과정 포함이다.
하지만 1) 이동 거리에 따라 2)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3) 분해해야 하는 대형 전자기기의 수 등에 따라서 요청 가격이 달라지므로 잘 비교해 보고 하시길. ( 대부분 그 동네 아파트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이사 업체가 있다 )
우리는 스튜디오 원룸이라서 이삿짐이 거의 없었기도 했고, 내 성격에 누가 각각의 박스를 다 손대는 것도 싫고, 빠른 시간 안에 이사 업무를 끝내고 싶었기에... 따로 배송 업체만 부른 것이었다.



그렇게 1시간만에 우리의 이사는 끝났다. (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았다 )
아저씨의 의견을 빌리면, '이렇게 깔끔하게 정돈된 짐들은 이 업을 시작하고 처음 본다'라고 칭찬을 해주셔서 또 뭔가 뿌듯하기도 했다.
짧은 시간에 계획대로 일정을 마쳤음에
여러 모든 과정들이 막힘없이 잘 진행됨에
모두가 행복하게 일들을 잘 끝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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