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도 돌잔치가 있을까???
가끔 한 번씩 궁금했었던 질문이었다. 결론은, '베트남에도 돌잔치가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10~20 가정 중에서 1 가정 정도만 진행하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진정으로 아기의 1년을 축하하고 싶어서 진행을 하는 경우도 있고, 약간은 '보여주기 식'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주고픈 것이 부모의 마음이라지만 어떤 것은 '아이를 위한 것'이겠고, 어떤 것은 '부모의 자기만족'일 터이니.
여하튼 이번에 지인의 돌잔치에 초대를 받아서 가게 되었다. 일요일 오후라서 약간은 부담이 되는 느낌은 있었으나, 다행히도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을 할 수 있었다.
시작 시간이 저녁 6시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해서 비로소 행사를 시작하기까지는 족히 30분에서 1시간은 더 걸렸던 것 같다. ( 한국의 예전 '코리아 타임'처럼, 베트남에는 '베트남 타임'이 있다. )
그 전까지는 서로 사진도 찍고 인사도 나누면서 약간은 어색한 시간들을 보내기 마련이다.
( 이런 때에 주최자에게 축하의 봉투를 건네는 것이 보통이다. 금액은 결혼식 정도와 비슷하거나 그보다는 조금 약하게 )
사실 초대를 받았다고 할지라도 아이의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여 약간은 머쓱할 때가 있다.
베트남에서는 어릴 때 별명 같은 이름을 오래도록 부르는 문화(?)가 있다. ca chua (토마토), gao (쌀), heo (돼지) 등으로 불러대니 헷갈릴 때가 많은데, 왜 그런지까지는 모르겠다.
한국의 사례를 비추어보면, 뭔가 나쁜 것들이 아이들을 데려가거나 힘들게 하지 말라는 미신(?)에서 비롯된 것 같다.
돌잔치는 어느 '예식장'에서 열렸는데, 한 건물에서는 결혼 예식이 진행되고 있었고, 다른 조그만 건물에서는 '돌잔치'가 진행되는 그런 식이었다. ( 보통 각 예식장에는 홀이 3~4개는 있게 마련 )
이번 돌잔치는 특이하게도 다른 2개의 가족이 합동으로 진행하는 것이었는데, 중간 규모의 홀에서 2개의 가족이 합동으로 돌잔치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MC가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리며 음악이 울려 퍼지는데, 역시나 돌잔치답게 MC도 피에로 분장을 하고 나왔다.
축하 케이크를 커팅하기도 하고 아이들을 무대로 불러 모아 여러 가지 게임을 진행하기도 했는데, 아이들이 시끌벅적하게 뛰노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재미있고 귀여웠다.
그리고는 어느 베트남 행사에서든지 볼 수 있는 공통된 순서들이 진행되었다.
1) 테이블별로 건배를 하며 코스 요리를 즐기는 것 2) 원하는 사람들에 한해서 무대에 나가서 노래를 하는 것
'원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한 이유는... 그런 분들만 모아도 어느새 시간이 1~2시간은 지나가있기 때문에.
베트남 분들은 특히나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데, 베트남에 잠시라도 살아본 분들은 알겠지만 밤 10시건 11시 건간에 노랫소리가 동네 방방 곡곡에 퍼져나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집집마다 간이 노래방 기계가 있어서, 심심하면 틀어제끼곤 한다.
그렇게 흥겨운 시간들이 지나고 내일은 월요일이었기에 모두들 서둘러 귀가를 했다. ( 그래도 8~9시 정도는 되었던 것 같다 )
한국 처럼 '돌잡이'같은 행사는 없었지만, 원 없이 아기들을 보고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던 시간이었다.
로컬 결혼식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음에
아기들이 즐겁게 뛰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음에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이었지만 집에 잘 돌아갈 수 있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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