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푸미흥에 갈 일이 생겼다.
멀기도 하고 딱히 갈 일도 없어서 한인촌에 자주 가지 않는 편인데, 이처럼 약속이 생겼을 때에는 나들이 가는 마음이다.
그곳에 가면 가지 각색의 한국 음식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퀄리티가 높은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기본적인 한국 음식은 물론이거니와 '한국식 백반집'에 '순대국밥' '사철탕' '선지해장국'에 '염소탕'(?) 같은 것들도 있으니 말을 다 했다.
한국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모든 제품이... 이 '푸미흥 한인촌'에는 존재한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각 상품이나 메뉴의 가격일 뿐, 없어서 못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 보통 다른 국가에서는 순두부 찌개나 된장찌개 정도만 제대로 된 맛을 내어도 혀를 내두르는 맛집이라는 칭송을 받게 마련인데, 베트남 호치민에서는 그런 것은 기본이다. )
여하튼 그렇게 찾게된 오늘의 '푸미흥'
만나고자 했던 분이 '당뇨'가 있어서 찾게 된 '보리밥 집'.
나도 뭔가 거하게 먹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간단한 메뉴'를 찾던 차에 잘 되었다.
(물론 막상 가서 이것 저것 시키다 보니 그리 간단하지는 않았지만)
입구부터 범상치 않은 가게. 뭔가 대문짝만하게 간판이 걸려있거나 한 것은 아니라서,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이곳이 보리밥 집인 것을 인식할 수 있다. 그런데 또 이 골목에 임시로 머무르거나 거주하게 된다면, 자연스레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곳.
'그런 잘 정돈된 간판 같은 것은 모르겠고, 그냥 이름 그대로 '보리밥 집'입니다.'를 온 몸으로 뿜어내는 것 같다.
가게 내부에 들어서서 벽면에 붙여져 있는 큼지막한 메뉴를 보아도, 메뉴 하나하나마다가 모두 먹음직스럽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비빔밥' 혹은 '육회 비빔밥'.
두 명이서 주문하였더니 '된장찌개'도 곁들여 내주시는 센스...
그리고 이런 한식집이 퀄리티가 들쭉날쭉한 경우가 왕왕 있는데, 예상외로 육회 비빔밥도 맛있어서 조금은 놀랐다.
그냥 기본에 충실한 정갈한 맛이랄까. 푸미흥에 살고 있었다면 그래도 1주일에 1번 정도는 '육회 비빔밥'을 먹으러 왔을 것 같다.
남자 사장님은 친절하시긴 했으나, 금 목걸이를 두르고 오랜 기간 베트남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을 법한 아우라를 풍기기는 했지만... 외모가 주는 편견은 살짝 접어두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나왔다.
결론은 맛도 가격도 추천.
그리고는 바로 근처에 있는 '씨밀레 커피'에 들러서 콜드브루 3종 세트를 음미했다.
일전에는 스카이가든 '작품 돈까스 집' 옆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곳은 클로징하고 여기에서만 장사하시나 보다.
아무래도 부동산 주인이 임대료를 팍팍 올렸을 것 같다.
요새 호치민은 터무니없이 부동산 임대료만 입이 벌어지게 올려대서, 1군 중심지에도 공실이 1~2년 전에 비해서 20~30%는 높아진 것 같은 느낌이다. ( 실제로 뉴스 등을 통해서 접하는 정보도 비슷 )
여하튼 푸미흥에서 맛있는 보리밥 육회 비빔밥과 맛있는 콜드 브루까지 즐길 수 있었음에 감사
좋은 분과 이야기 나눌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음에 감사
평화로운 주말 오후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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