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으로 입국 후, 2주간의 자가 격리 시작..!

 

방에 들어오자마자 반겨주는 박스 1개.

'열어봐도 되는 것인가' 생각하면서도 나의 손은 이미 박스를 오픈중.

 

익숙한 주전부리들이 한가득..!

한인회에서 준비했다고 안내지가 들어있다. 작은 정성에 참 감동이 되는 부분.

자체 회비를 들였을 수도, 가게 홍보를 겸하여 싸게 구입하였을 수도, 지불했던 비용에 포함되어 있을수도 있는 것이나

어느쪽이 되었든간에 이정도 신경을 써준다는 것이 감사하다.

 

다들 일을 해봐서 알겠지만, 어떤 일을 전체적으로 핸들링 하면서도 작은 디테일까지 신경 쓰는 것이

에너지가 보통 쓰이는 것이 아닐텐데 말이다. :) 

 

 

 

 

 

물론, 개인적으로 원체 적게 먹는 편이라 그런지... 격리가 끝나는 지금에 이르러서도 2/3가 남아있긴 하지만.

건빵 하나 뜯었는데도 다 못 먹었다. 매 끼니마다 밥이 너무 넘치게 잘 나와서..ㅠ

(격리 기간 말미에 가서는 밥도 반찬도 2/3를 남기는 수준)

 

사실 별로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입국 전에 가장 크게 걱정했던 부분이 바로 먹는 것이었다.

물론, 아프리카 각 국가들을 돌면서도 편식하지 않고 대부분 잘 먹었지만 그때는 입맛에 안 맞으면 과일이나 다른 것을 먹어도 되었다. 하지만 격리 생활에서는 주어진 선택지가 없으니 아무래도 곤란.

(하지만 알고보니 선택지는 너무나 많았다)

 

그렇게 격리 첫날의 저녁 도시락을 대하고 나니, 그런 우려가 조금은 사라졌다.

'이 멀리 타지에서 이정도의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다니!'정도로 표현되는 감동이랄까.

(물론 개인의 기준 차이가 있겠지만, 먹는 것에 있어서 나의 기준은 사실 낮은 편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그래서 끼니때마다 찍게 된,

3/13 저녁 식사부터 시작하여 3/27 아침까지의 식사 사진,

( 날짜 순서대로/아침-점심-저녁 순서대로이며, 중간중간 껴있는 간식은 한인회에서 서프라이즈로 제공해준 것이다 ) 

 

 

 

일주일정도 주기로, 점심/저녁을 배달해주는 업체가 바뀐다. 이에 따라 음식의 맛도 좀 달라지긴 하는데, 그래서인지 중간중간 많은 분들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물론, 격리 기간동안 계속 활동량이 줄어드는 우리의 몸 상태나, 어느새 적응해가는 입맛들, 외부 음식들에 대한 영향도 일정부분 있겠으나 - 고객은 언제나 피드백할 권리는 있으니까. 그것이 익명성을 앞세워 인신공격성으로 변모할때는 멈춰야 할 때라고 생각하지만, 워낙 다양한 나이대가 모여있어서 말을 아껴야 할 때라고 생각이 되어 굳이 나서지는 않았다.

 

한국 소비자들은 사실 속도와 완성도 측면에서 꽤 까다로운 소비자에 속한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까탈스러운 한국인을 상대로 만족시킨다면 대부분의 글로벌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으니, 피드백 받는 업체 측면에서는 괴롭기도, 도움이 되기도 하는 부분일테다. 게다가 격리된 생활이 길어지다보니 스트레스 또한 일정 부분 높아질 수 있으니, 이 나라의 업무 프로세스까지 배려하는 것은 어쩌면 오지랖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빨리 해결 안되는 것이나 필요 물품들은 서로서로 도우며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

한국인의 정을 또 새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이야기가 어쩌다보니 샜는데,

 

식사(도시락) 배달 시간은,

아침은 7시~7시반 / 점심은 12시~12시반 / 저녁은 6시~6시반

물론 베트남이니만큼 오차가 층별로 30분~심하면 1시간...+@ 이었다.

 

특히나 아침 식사는 호텔 조식 배달로 그 오차가 더욱 심했는데, 전날에 요청했던 메뉴가 잘못 오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코로나를 대비하여 일시에 많은 메뉴를 제시간에 배달하려다보니 아마 메뉴 취합 / 재료 준비 / 소독 / 맞춤 배달 프로세스등에서 시행착오가 많았을 것 같기는 한데, 그 해결법을 '알아서 메뉴를 통일'하는 것으로 갈음했다는 것이 참 웃음이 나오는 대목이다ㅋㅋ ( 저 위에 조식 중 만두가 나온 날이... 모든이의 메뉴가 만두로 변한 날 )

 

수건이나 소모품 보충, 세탁 요청, 간단한 부탁 등은 요청시에 빠르게 처리 해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감사했다.

그래서 더욱이나 편하게 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그다지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도 없었기도 하고.

 

한국에서 준비해 온 샤워기 필터는 꺼내보지도 않았지만 지내는 내내 별 문제는 없었고, 나중에 숙소에서나 써야겠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요긴했던 물품은 1) 개인 비누 2) 유산균 3) 접이식 포트 + 4) 상비약
( 한국 번호를, 중고폰 하나 사서 : 기본 요금제 + T전화 APP 세팅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오히려 중요했다 )

짐을 항상 최소한으로 싸는 것을 좋아하는 터라, '이거 없이 2주 지낼 수 있지 않나?'하는 자문에 자문을 거듭한 끝에

필수적인 물품만을 챙겼다. 사실 어차피 2주 후에 기본적으로 생활할 물품들은 이미 짐에 포함되어 있을테니...

 

게다가 왠만한 물품은 죄다 배달이 된다. 한인마트 어플도 여러개에, 배달 대행 어플(GARB)에, 카카오톡 보따리상 등을 통해서도 배달이 안 되는게 없다. 나는 기간중 딱 한번 공차 1잔 시켜먹어본 것이 전부이지만, 다른 방들의 경우에는 연일 스타벅스로 시작하여 맥주에 막걸리에, 치킨, 피자, 한국 반찬, 과일, 과자, 컵라면 등등... 물품이 부족할 새가 없어보였다. 오히려 다들 가면 갈수록 밥을 남기게 되는 수준. 말미에는 "제 저녁밥 드실 분?"하는 카톡도 왕왕 있었다.

 

요긴했던 물품중 '유산균'을 넣어놓은 이유는... 아무래도 갇혀만 있다보니 운동량이 현저하게 적어져서 화장실에 가는 것도, 뭔가 몸이 약해지기 쉬운 것도 같아서이다. 나는 원래부터 꾸준히 가끔 먹던 것이라 문제가 없었는데, 왕왕 소화가 안 되거나 속이 계속 더부룩하신 분들이 갈수록 많아지는 것이 보인다. 안하던 운동을 일부러 꾸준히 하고 있는데도 나의 매일 활동량이 8천보->7백보 수준으로 줄어든 것을 보면, 아무래도 대비하는 편이 나을 듯하다.

 

그리고 물론 비교하기 힘들겠지만, 격리 기간동안 생각하게 된 단어가 '창살없는 감옥'이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혼자 놀기의 달인'이라고 자부했는데, 사람이라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생각.

 

창밖의 고요한 수영장을 보면서, 매일 독서와 유튜브, 업무 계획으로 나름 바빴다 할지라도 그 왠지 모를 마음의 적막함은 시간이 갈수록 가시지가 않는다. 격리 기간이 2주라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은 일부 지방은 4주)

 

그래서인지, 3/13 입국했던 인원들이 모인 단체카톡방이라는 존재가 그 심심함을 한껏 덜어주어서 감사했다.

이것마저 없었으면 어찌했을까 싶다. 아마도 종일 보이스톡을 릴레이 돌리고 있었을 듯...

 

또 하나의 얻은 것이라면, 내가 매어있는 나만의 기준들에 대해 깊숙히 묵상하는 시간이었다는 것.

건강하려면 이래야 하고, 어떤 것을 먹어야 하고, 어떤 것은 먹으면 안되고, 잠은 어떻게, 세안은 미안수에 등등

어느새 나를 옭아매던 건강이나 생활에 대한 생각이나 기준을 재정비하는 시간이었다. 대부분이 '내 생각' 안에서 내려진 결론들인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정답이라 믿고 내세우고 주장하는 수많은 나의 모습들.

나의 모습을 통해서도, 다른 이들의 모습을 통해서도 묵상하며 배울 수 있었던 귀한 시간들이었다.

항상 모든 것들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하는 연습을 더욱 하게되는 매일이 되기를.

나의 기준들이 항상 깨어질 것을 대비하고 환영하는 매일이 되기를.

 

앞으로의 베트남 생활 또한 그래서 기대가 된다.

얼마동안이 될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Xin chao! Vietnam.

 

2021.03.25 - [하루하루] - 베트남 호치민 특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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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처음처럼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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