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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011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 이유는?

by 처음처럼v 2010.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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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 번호를 쓴지가....중학교 때부터니까 벌써 한 10년쯤 됐을래나..
지금이야 초등학생들도 죄다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는 상황이지만, 그때만 해도 학급에 핸드폰을 가진 아이가 드물었다.

번호가..011-306-xxxx 인데... 비슷한 번호는 거의 50~60대 아저씨들 이더라. 아마도 그 시절에 한창 경제전방에서
활동하셨을 나이대이니까 그런 듯하다. 아버지보다는 좀 늦게 가입했는데, 그때 내가 왜 핸드폰을 샀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고.
아버지는 시티폰이 나오기 전부터... 사업차 모토로라 초기 핸드폰을 사용하셔서... 신기한 마음에 내가 사달라고 땡깡부렸으려나.

그 동안 ..010 가입자가 80%가 넘으면 010으로 강제통합 된다느니..한다는 말이 많았는데, 솔직히 그것은 요원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설사 80%의 가입률이 만족된다 하더라도, 남은 20%가.. 말이 20%지... 천만명인데, 그 반발을 어떻게 감수할 것인가.

당분간 절대로 통합은 안될 것이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KT야 010 전환율이 90%를 넘었기에.. 010으로 통합하는 것이 자사에 유리할 테지만..( 신규 가입자가 더 늘어날 것이므로), SKT 입장에서야 정부가 강경하게 밀고나가니까 따라주었지..사실 놓칠 수 없는 알토란이다. 특별히 무슨 큰 혜택을 주지 않아도 충성하는 고객들이니. 점유율에서 항상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해주는 존재들이고...
거기에 더해 3G로, 4G로 이동하는 족족 새로운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니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나 저러나 간접적인 이익인 셈.

2011년11월인 지금, KT는 온갖 악행을 저지르며(협박전화하기, 새벽에 전화하기, 휴면 번호 없애버리기 등) 2G 사용자를
전체 KT 이용자의1% 수준으로 만들어 방통위에 '2G 서비스 종료'를 신청했고, 방통위는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승인을 했다.
KT 입장에서는 일전에 주파수 경매에서 낙찰 받지 못했으니, 4G 서비스를 2G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서비스 해야하니.. 똥줄이 탔을테고.
방통위와 암묵적인 승인 하에 결국 이런 결과를 냈다. 결과적으로는 옳았을지라도 과정이 야만적이다.

2G 가입자는 얼마나 남아있는 것일까.

12월말 기준으로 2G 가입자가 SKT 전체 가입자의 48%(1162만명)이라...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4858만명 중에  2G CDMA방식의 가입자는 2298만명, 3G WCDMA방식의 가입자는 2560만명
이라는데. 절반에 가까운 수가 아직도 2G라는 사실이 놀랍다.. 물론 각종 정책이 010으로의 전환을 장려하고 있고, 대부분의 신제품이 3G 전용으로 출시되기에 점점 3G의 비율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앞으로도 3G로의 지속적인 유입을 막을 순 없을 것이다.
새로운 폰들이 계속 출시되고.. 3G로 바꿔야만 쓸 수 있다는데..
더구나 신세대일수록, 각종 모바일 서비스나 유행 때문에라도 더욱더 3G,4G 스마트폰의 유혹이 클 수 밖에 없고.
이런 상황에서, 왜 아직도 케케묵은 2G를 고수하고 있느냐고 되물을 만 하다.

나는 되묻고 싶다.

그럼 안되나?
 
한창 '강제통합논의'로 인해 시끄러울때,,,, 대부분 의견의 요지는...왜 그걸 붙잡고 있냐느니... 010으로 바꾸었을 때 모두가 편해지고, 비용도 절감되는데 왜 고집을 부리냐느니...하는 것들 이었다. 어차피 나중에 바꿀 것, 한시라도 빨리 바꾸어 혼란을 줄이겠다는 의견도... 언뜻 타당한 말처럼 들린다.

but.

그렇다면, 현재의 세자리수 번호를 고집하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말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쓰던 번호를 쓴다는데... 왜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난리를 치는 것일까?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무엇이 그리 편해진다는 것일까? 010으로 바꾸면 모두가 '010'을 누르지 않고도 통화를 할 수있게 되어 모두가 편해진다고? 아전인수가 따로없다.. 요새 일일이 번호를 눌러 전화를 거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런지... 게다가 이미 010 사용자간에는 '010'을 누르지 않아도 전화가 걸린다는 사실. 모두가 '이유'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빠르게 010으로 갈아타고, 좋은 번호를 선점하려고 했던 그 심리와, 기존의 세자리 수 번호를 유지하고자 하는 심리는 결국 같은 것이라 본다. 고로, 서로 욕할 성질의 것이 못 된다.

남들보다 비교 우위에 있고 싶은 심리.

 지금 시대는 어떻게든 튀어야만 하는 시대다. 남들에게 나의 번호를 좀 더 쉽게, 좀 더 특이하게 어필 할 수있다면.......
몇천만원의 로열티를 얹어서라도 '골드 번호' 구입하기까지 하는 시대다. 최근 어느 풍문에 의하면, 뒷자리가 3000번인 어느 분에게 3000만원을 줄테니 번호를 팔라고 하는 전화까지 왔었다고.... 최근에는 SKT에서도 KT에서도 '010 골드번호'를 푼다고 대대적으로 광고도 했었지. 여튼, 이런 무형자산이 중요시되는 시대에, 가만히 앉아서 차별성을 획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그 것을 남과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바꿔야만 하는 것인가. 그럼, 010 '골드번호'에 대한 열광 또한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근데 솔직히 이 부분에는 큰 관심은 없다. 사업자나 그렇지 개인들이 뭐 골드번호며...그런걸 따질 필요가 있나.

익숙한 것

대부분의 서민들과 어르신들, 각종 영업을 하고 계신 분이라면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번호는 평생을 쌓아왔던 인맥을 연결하는
중요한 부분이고, 극단적인 경우는 생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물론 요새는 어르신들도 첨단기기나 정보에 적극적인 분들이 많지만,, 대부분은 그럴 필요를 못느끼신다. 
아들 딸 손주들한테 전화하고 받고하면 그만인 분들에게 55000원짜리 요금제를 안겨드리는 것이 옳은 것인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 더해서 '새로운 것'은 항상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하니까. 근데 왜 자꾸 바꾸라 하는거야...

그래도 욕먹는다.

어떤 사람들은,,, 이유가 필요없다.
이에 관한 주제가 이슈화가 될때면, 으레 무조건적인 욕이나 비판을 해 대는 사람들이 있다. 대개 온라인 에서지만...
가만 보면 대개는 자기합리화이다. 내가 이쪽 집단에 있는 만큼, 다른 집단은 부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이유가 객관적인 것이든, 주관적인 것이든...그래야 자신의 만족감은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거기에 더해, 사람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이 자신보다 많거나 다른 것을 가지고 있으면 증오하게 되어있다고 했다. 그 것이 돈이건...지식이건...다른 어떤 것이건간에.
현실에서는.... 하나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하더라도, 또 다른 더 나은 무엇인가가 열위에 있기에 상쇄되곤 한다고 하는데... (상쇄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켜 스스로 합리화하곤한다.) 인터넷상에서는 대개 하나의 주제만으로 논의하기 때문에 더욱 극단적으로 감정이 표출된다고 한다.

인터넷 상에서 자주 보게되는 말 들이 있다.
그 사람들이 바꿔야 첨단산업의 중심에 있는 우리나라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발전을 막는 회색분자들이라고...
몇 년간 지겹게도 반복되는 말인데, 논점에서부터 틀렸다. 3G 로 4G 로 바꾸는게 문제가 아니라..
통신 교환 방식을 바꾸는데 왜 번호를 바꿔야 하냐는 것이 요지다.

01X 번호로 3G통신이나 4G통신을 이용하는 데에는 기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3G로 바꾸는데 번호를 바꿔야 한다는 코메디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그 유래를 찾을 수 없다. 4G로 바꿀 때도 번호바꿔야한다 그러지 왜?? 이것이 얼마나 말이 안되는 일인지 결정적으로 눈에 보이는 대목이다..
여튼, 문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여론 눈치보기', '번복에 따른 정치적 위험' 때문에 국가적으로 몇 천만명이 번호이동시키는 꼴이다. 이게 말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 게다가, 현재의 010 번호 통합 정책은 일본의 정책을 모방한 것이다. 허나 정작 일본은 점차 늘어나는 번호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른 식별번호(011,016등을 이르는 말)를 추가하는 실정이다. 그럼 한 10년 뒤에 가서는 또 살리려고? 다른 나라의 정책을 보고 배웠으면,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될 것을 그저 뒤꽁무니만 쫓아다니고 있는게 참 안타깝다.
통신사들의 규제에 힘 써야 할 방통위가... 적당히 자존심이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통신사들 비위나 맞추고. 에휴

여튼, 쓰다보니 글이 왜이리 길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위에 말한 모든 것을 부정해도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냥 바꾸기 싫은거고 내가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함께하며 낯익은 숫자가, 그저 편하고 좋다는데......

'바꾸는 것 = 애국'이 아니며, 내가 바꾸기 싫다는 데 왜 그것에 대해 구구절절히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야 하냐는 것이다.

정부가 언론탄압을 하느니... 혼자만의 생각을 밀고 나간다느니... 획일화된 기준을 따르는것에 그렇게도 반항을
하는 모습들과.....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하라고 하는 그 고압적인 자세가,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

아님 욕이라도 말든가... 결국 그 결과는 거대 통신사들의 잇속만 채워주는 것인데, 왜 앞장서서 비판하는 호구짓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놓고 스마트폰 요금이 비싸다고 통신사를 욕하네 그려...


어차피 저마다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고, 같은 현상에 처해도 상황에 따라 다른 의견을 가지게 되게 마련인데.......그냥

존중해주면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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