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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맛집

베트남 호치민 현지 이발소

by 처음처럼v 2021.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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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해제된지도 벌써 3주정도 된 것 같다.

나와서 바로 에어비앤비 앞에 있는 이발소 가서 커트한지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머리가 벌써 덥수룩하다.

 

보통, 베트남에서 '이발소' '이용원'하면, 면도는 기본이고 샴푸에 목 마사지에 귀지도 청소 해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몇년 전인가 관련 영상들도 이슈가 되면서 잠깐 주목을 끌었던 기억도 난다.

 

여튼 그렇게 3월 말에 격리 해제되고 푸미흥 ( 7군 - 한인촌 )에 있는 이발소에 들어갔다가

쉐이빙? no thanks 마사지 ? no thanks 귀? no thanks 를 연발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래도 한 번 갔던 익숙한 곳을 찾아갈까 하다가...

이사한 4군 지역 - 집 가는 길에 있는 이발소를 가보기로 결정. ( 7군까지 가려면 너무 멀다 )

 

'뭐 망치면 얼마나 망치겠어.' '조금 잘못 잘라놓으면 12mm로 밀어보자.'는 각오로 당차게 들어갔다.

사실 이쪽 지역은 한인이나 외국인들이 많이 살지 않는 지역이라... 영어가 거의 안 통한다.

그래서 그냥 시원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는 뭐라고 뭐라고 베트남어로 말하시는데, 왠지 알아들을 것만 같았다. "구렛나루 남기나요?" 

그냥 알아서 해달라고 했다. 역시나 바리깡으로 밀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 막상 보고 나니... 그렇게 이상하진 않았으나, 다음번에는 남겨달라고 말하기로 마음속으로 결정했다. )

 

결과도 그리 나쁘지 않다. ( 순전히 내 기준 )

아저씨도 아주 호탕하고 재밌으시고ㅋㅋ

중간중간 코리아 베스트!를 외치시며, '유 라이크 박항서.' '유 새임 박항서!'를 외치는데,

나는 순간 고민했다. '이것이 칭찬인가 욕인가.' '내가 웃어야 하는가 슬퍼해야 하는가.'

그래도 아저씨의 그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내가 답변으로 웃어야 할 때임을 직감했다. 

 

저녁 때가 다 되어서, 외국인 손님이 찾아주는 것 만으로도 아자씨에게는 신선한 방문이었을 것 같다.

내가 문을 들어서자마자 얼마나 활짝 웃으며 반겨주시던지.

 

여튼, 커트도 나름 공들여서 해주시고 면도도 해주시고 가격은 단돈 5만동 ( 우리나라 돈으로 2500원 )

보통 이발소에 가면 30만동 정도 ( 한화 15000원 정도 )인 것에 비하면 가격도 엄청 저렴하다.
물론 그만치 빠지는 서비스들이 많지만, 나는 커트만 원했으므로 윈윈.

 

아저씨도 신기하고 좋은 시간이었는지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하길래, 그러시라고 했다.

다음에 또 와야지.

 

다만 나의 짧은 베트남어로는 그 말도 완성할 수 없어서는, 짜오! 씨유~!

그렇게 베트남어 한 단어, 영어 한 단어를 섞어서 인사하고 나왔다.

 

 

 

집으로 터덜터덜 걸어가는 길. 과일을 사가고 싶지만, 개미가 꼬일 수 있으므로 다음에 사는 것으로

 

그리고 가는길에 배고파서 쌀국수를 사먹으려는데... 여기도 아줌마가 아무런 영어도 모르시는 눈치다.

내가 들어서자마자 긴장한 기색이 역력.

 

왠만해서는 아무리 그래도 메뉴를 보면 대충 한 두글자는 아는 글자가 있거나... 그림을 가게 안에 하나는 붙여놓는지라

CAI NAY ( 이거 ) 를 외치면 되는데, 여기는 그런것도 없다... 게다가 '파파고 이미지 번역'을 동원해도 안된다.

 

하지만 바디랭귀지는 어디서나 통하는 법. 

아무것도 모르는 나같은 외지인이 쓸 수 있는 필살기. '저 옆에 먹는거랑 똑같은거 주세요.' 신공을 썼다.

 

아줌마도 이내 안도의 웃음을 보이시며, '망?' '망' 뭐라고 하시는데...

왠지 나의 느낌에는 'A를 진짜 넣어도 괜찮겠냐?' '진짜 저거 달라고?'라는 물음으로 들렸지만,

나에겐 선택권이 없었다. YES, SMILE. 

 

 

 

 

두근두근 무슨 음식이 나올까. 두구두구두구....

 

아줌마가 왜 웃었는지 이제야 알았다.

다양한 조개들과 독특한 야채들이 가득하다.

'널린 것이 PHO(쌀국수) 집인데, 왜 여기만 유독 사람이 많은가'가 궁금했었는데, 이제야 알았다. 

 

여기는 그 중에서도 독특한 메뉴(?)들을 파는 집이었던가보다.

마치 우리 나라의 선지해장국 집처럼... ( 여러 해장국집이 있으나 가끔 중간에 하나 박혀있는 특별 메뉴 맛집 느낌 )

 

조개들 자체는 먹을만 했으나, 건더기들을 다 먹을 수는 없었고 경험에 의의를 두는 것으로.

고수풀도 여타 향신료들도 잘 먹는 편인데, 이건... 뭔가 독특한 뭔가가 들어갔다.

앵간한 곳에 들어가서 뭘 시켜도 너무 맛있게 먹고 있으나, 3주만에 처음 실패한 메뉴라서 더욱 값지다.

가격은 3만3천동 ( 한화 1600원 정도? )

 

 

 

여긴 다시 안 와야지.

해외에서 쓸데없는데서 괜한 객기 부리지 않는 것도 용기라 했다. ( 다년간의 아프리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

 

마지막 사진은, 오늘 고객 조사를 하러 나갔던 turtle lake ( 거북이 호수 )

날이 어두워지면 삼삼오오 모이는 곳이라고 하는데, 오늘은 커트를 하러 가야 했으므로

다음번을 기약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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