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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어느덧 1년

by 처음처럼v 2010.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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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공익 생활을 시작한지 1년 가까이 되가네... 되돌아보면 참 시간이 빨리간 것도 같은데, 앞으로 남은 시간도 1년여라는 사실에 막막하기도 하고. 내 업무는 초등학교 특수학급(장애아동반)에서 애들을 돌보는 것이다. 우리반 아이들은..명단상에는 10명인데, 실질적으로는 6명이라 보면 된다. 지체/장애 판정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학부모가 원치 않으면 특수반에서 일절 수업받지 않는 경우도 있고, 누가보아도 보통 아동과 다를 것이 없어보여도 그런 판정을 받는 경우도 있어서... 또한, 요새는 '통합학습'을 지향하기 때문에 국어/수학 시간이 아니면 장애아동들도 일반 학급에서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받는다. 물론, 받아들이는 정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어울림으로써 좀 더 사회적응력을 높인다든가...여러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설명이 길어졌는데....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지금도 장애아동들에 대한 이해나 그에대한 시선이 좋지 않은건 여전하기에 한 번 써봤다. 나도 처음에 그랬으니까. 처음 배정을 받고서 아이들 사진을 먼저 봤을때는 겁부터 났다. 어떻게 여기서 2년을 버티나... 물론 다음날 아이들 얼굴을 보고서는, '역시 이러든 저러든 아가들은 아가들이구나.' 하고 안심했지만. 그래도 아기한번 키워보지 않은 24살의 청년에게 그리 쉽지만은 않았던 것도 사실... 몸이 고달플 때는 짜증도 나고, 화장실에 간 사이에 도망쳐버린다든가 할 때에는 정말.

1년쯤 지난 지금 보면- 참 많이도 배웠다. 점점...상태가 좋아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대견하기도 하고, 나한테 매달려 놀고 웃느라 정신없는 애들을 보면 그 순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상태가 좋아진다는 것이 어떤 거냐면,,, 욕을 하고 친구들하고 매일 싸우기만 하고 그랬던 아이가 친구들한테 '미안해' '고마워'라고 말할 정도까지 변했다든지.. 책상에 앉기만 하면 오줌을 싸거나 울어댔던... 자폐를 가진 아이가
신기하게도 몇시간씩 책상머리를 지키고 있는다든지(수업에 집중하는 것은 아니고). 혼자 옷을 옷걸이에 척척 걸어낸다든지. 대개는 정말
사소하고 당연한 것들인데, 참... 마음이 좋다.

아이들에게서 참 많은 걸 배우는 것 같다. 이러한 것들을 모르고서..훗날 언젠가 아이를 키운다면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애들이 있는 시간 동안은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어야 해서 힘들기도 하지만, 또 안보면 뭔가 허전하고 그래서 - 요새는 애들보는 재미로
왔다갔다 하다보면 그렇게 많이 힘든지도 모르겠고. 그래도 조금 시간이 지났다고 적응한 것인지도ㅋ

오늘은 수업이 끝나고 오랜만에 아이들을 찍어봤다.

자폐증상을 가지고 있는 혜성이, 내 주 담당 아이인데 - 몸집은 저래도 항상 아기같다. 그냥 아기라고 보면 된다.

가장 좋아하는 것이 그네인데, 요 몇일간 고장이나서 통 못타다가 드디어 오늘 신나게

나도좀

항상 해맑은 민욱이, 사진기만 보면 찍어달라고 포즈를 잡는다

하루에도 몇번씩 산타할아버지는 언제오냐고 묻기도 한다



가는 길에까지 브이ㅋ

우리 반 아이들은 아니고- 쉬는시간이건 수업 끝나고이건.. 그냥 드러누우면 그 곳이 놀이장소

길다면 길고 짧으면 또 지난 시간처럼 짧아질 남은 1년여.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에는 함께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재미있게 지내야지. 근데 또 보면...지금까지 뭔가 가시적으로 이루어놓은 것이 없기에.. 오늘은 강남에 가서 영어학원을 등록하고 왔다. 첫단추라도 꿰어놓아야 뭐라도 시작할 것 같아서.

마지막은 가는길에 본.. 동네에 생긴 카페들. 그럴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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