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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반성

by 처음처럼v 2012.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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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학한 지가 정말 엊그제 같은데 1학기가 어느새 다 지나갔다. 이제 이번 주 기말고사기간만 끝나면 여름방학.

복학하면 혼자 열심히 공부하고, 집에가서 좀 쉬고 그럴 줄 알았는데, 그래도 학생회도 있고, 봉사 동아리도 있고, 과 사람들도 있고...

다행히 누가봐도 복학생치곤 참 활발하게, 재밌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 정말 분에 넘치게 그렇기도 하고..

 

한 가지 고민은... 요새 잠자리에 드는 매일매일 '말을 줄이자'는 다짐을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는 것.

 학생회에서도 그렇고, 친한 친구를 대할 때도 그렇고... 예전에 비해 말이 참 많아졌음을 느낀다.

물론 내 성격상 누군가를 다그친다거나, 호전적으로 싸운다거나 한 적은 없지만, 여튼 여러모로 말이 많아졌음을 느낀다.

그래도 예전에 나름 학생회장이었다고 잔소리가 늘어나는 건지, 단순히 점점 내 의견이 강해지는 건지...

예전엔 보통 내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그저 경청하며...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하고,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며 넌지시 던지곤 했는데, 요새는 직접적이다. 툭,툭.

그만치 내 의견이, 목소리가 예전보다는 커졌다는 것을 느낀다.

 

 흔히들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의견이 강해지고, 자신이 살아온 경험과 시각에만 의존하여 세상을 보게된다고.

그래봤자 대학생. 요 조그만 공간에서 한 두살 더 먹었을 뿐인데, 눈에 걸리는 것들을 쉬이 넘기지 못하고-

어찌보면 별로 중요한 일들도 아닌데 - 내 생각이 조금 더 옳다고 조금 더 많이 말하고 있는 나를 돌이켜보면...

그 날 밤 잠자리에 들며 꼭 반성하게된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가보다.

 

근데... 갑자기 생각하게 된 것이... 말이 많다는 것이 왜 잘못된 일인가?

 

 여기서 말이 많다는 건, 하고 싶은 말이 많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이 많다보면, 그 사람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볼

여유가 그만치 줄어든다는 것이다. 만일 내 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맞더라도, 그 사람의 감정까지 고려할 여유또한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사소한 이야기가 오고 난 후에 불필요하게 고민 할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말을 줄였을 때는, 사실 그다지 잃을 것이 없다. 오히려 득이 되었으면 되었지... 내가 하지 못한 말들에 대한 아쉬움?

그것은 대개... 오히려 그에 대한 감사함으로, 혹은 무언의 존중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그렇다고 벙어리처럼 사는 것이 무조건 옳다는 것은 또 아닌데...

'목소리를 내야 할 때 벙어리가 되고, 말하지 않아도 될 때는 달변가가 되는 것'을 피하는 정도가 맞는 것일까.

 

근데, 어찌해서 이런 변화가 생긴 걸까.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것을 각인시켜주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대개 그러한 경향은 상대적으로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반대급부로 많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어느새 괜한 욕심이 늘어난건지...

 

눈에 보이는 누군가들보다 더 잘나보이고픈 마음. 누구보다 꼭 나아보여야, 꼭 이겨야 존중받는 것이 아닌데.

오히려 그 순간 한 수 접었을 때 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건데...

 

입 밖으로 내 뱉고선, 그 사람의 마음이 상하지 않았을까 두번 세번 걱정하기보다는

사소한 것이라도 세 번 생각하고 말해야겠다. 그리고 조금만 더 여유로워져야겠다.

 

오늘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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