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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 맛집

[여행]모란시장

by 처음처럼v 2011.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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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5일장...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사극에 나오는 그런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대충 둘러봐도 대형 마트만 우후죽순 생기고 있으니..
하지만 알고보면 아직까지 전국적으로 꽤 많은 5일장이 열리고 있음은 물론- 수도권에도 십여개의 5일장이 서고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5일장, 모란장. '4일','9일'이 들어간 날마다 열린다 (4,9,14,19,24,29)

외곽순환도로에서 나오면 바로 대로변에 있어서 위치도 좋지만, 대형 마트들이 즐비한 틈바구니에 있어서 - 그냥 지나가다 봐서는 이런 장이 있다는 것도 모를 것이다. 한번쯤 가보고 싶었는데, 오늘 마침 그 곳을 지나면서 10~20분정도 여유가 나서 들러봤다.


생각보다도 훨씬 더 북적북적.... 모란 장날이면 이 일대 교통이 여느때보다 1.5배는 복잡... 버스타다 이쯤을 지날때 '오늘 왜 이리 막히지'싶으면 어김없이 4일 혹은 9일이다. 오죽하면 이런말이 돌 정도다. '장이 서는 날에는 성남시내 가게들 장사가 안된다고...'
진짜 그런지.. 옛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떠한 분야를 막론하고... 많이들 찾는 것부터 자질구레한 잡품들까지 없는게 없다.


가다가 오른쪽 골목을 보니..여기도 사람으로 그득하다.


하지만 연령대를 보면... 아무래도 많이 높다. 온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마실 나오시는 듯 한 느낌. 그렇다고 연세 지긋한 분들만 있는 것은 아니고, 조금 더 젋은 40~50대 분들도. 전국에서 몰려드는 구경꾼도 많고.


날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이 추워서... 다들 꽁꽁 싸매고들 다니신다.


어디서 '뻥'소리가 나길래 가봤더니.. 역시나 뻥튀기기계가ㅋ 하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장면을 놓쳤다. 시간이 없어서 기다리지는 못하고


역시나 뻥튀기 아저씨가 제일 인기가 많아서... 둘러서서 사진찍기도 어려웠다. 키 높이까지 쌓여있는 뻥튀기들도 한 몫.


또 하나 눈에 띄었던... 강아지들이 갇혀있는 모습. 어디서부턴가 이상한 냄새가 난다 했더니...
모란시장은 우리나라 개고기 유통의 30%를 담당하고 있다는 말도 있고.. 수치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많은 수가 이 곳을 통해 유통되는 것은 맞다. 겨울이라 덜한 편이라 하니 여름엔 얼마나 성업을 이루고 있을지.


모두 힘없이 웅크리고 있는 모습. 사진에 담긴 철창 말고 다른 철창에는 개 3마리가 서로의 체온을 의지하면서 엉켜있기도 했는데,
마음이 참....무거웠다. 그 바로 옆에는 잘려진 고기들이... 유리로된 조그만 진열대 안에 진열되어 있었다. 저 위의 3번째 사진 가장 왼쪽에
보이는 고깃덩어리가 그 것.

사실 따지고보면 소나 돼지 고기를 먹는 것이나... 이거나- 논리적으로는 다를 바 없는 것이지만. 우리에게 더 친숙한 동물이다보니 쫌....
소나 돼지도 도축장에 들어서기만 해도 무서워서 벌벌 떤다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고기의 경우만 덮어놓고 지탄을 받는 건... '도축 과정이 내 눈앞에서 보이고 안보이고의 차이'이려나... 아니면 우리에게 조금 더 가까울수록 슬픈 그런 것?

예전에 친할아버지께서 살아계실때, 소를 키우셨는데- 잠깐이었지만 그 똘망똘망한 눈망울 하며... 먹이를 먹이통에 한가득 넣어주면 잘근잘근 씹어먹는게 신기하고 귀여웠다. 그렇게 오랜시간 소를 키워내는 주인의 마음이나... 매한가지 아닐까.

햄버거, 설렁탕, 소고기에는 열광하면서 '보신탕'이라고 하면 진저리 치는 것은... 어찌보면 좀 모순적이기도 하고.
여하튼, 동물애호가들에게 모란시장의 '개시장'이 많은 비난을 받는 이유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가 약간은 씁쓸해져서 나왔다. 시간이 많지 않았던 관계로 여러군데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 그래도 오늘 '모란장'을 한 번 체험했다는 것에 의의를! 명맥만 유지하고 실제로 잘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에 한번 놀라고... 생각보다 많은 품목이 있다는 것에 한 번 더 놀람. 대개 생필품위주라 솔직히 내가 살 만한 건 발견하지 못했지만... 가끔 지나가다 구경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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