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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영화]수상한 고객들

by 처음처럼v 2011.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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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볼 영화가 없다.'

가끔 시간날때마다 영화 뭐 볼 게 없나.. 뒤적이곤 하는데- 요새 그다지 땡기는 영화가 없었다. 개봉 몇 달 전부터 떠들어대는 블록버스터도, 입소문을 타고 모두의 관심을 끄는 영화도 딱히 없어서 그런가. 이런걸 보면 나도 역시 영화를 찾아서 본다기보다는 '마케팅'에 길들여진 소비자인 것 같다.

날씨 좋은 일요일, 남보다 두 템포는 느리게 걸어다니며 따뜻한 오후를 즐기고 있는데 - 고등학교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영화 한 편 보자고. 내가 있던 곳은 마침 영화관 앞... 어찌 이런 우연이. '오늘은 영화 한편 꼭 봐야겠구나.'
리더 영화가 없어서 그런지 다른 때보다 영화관도 한산.

'수상한 고객들'을 보자고.. "무슨 영화인데?" "류승범 나오는 영화." "류승범? 그래ㅋ."
언제부터인지 우리들의 인식 속에는.. '류승범은 연기 잘하는 배우'로 남아있었다.
거기다 조연들또한 감초역할 톡톡히 하기로 소문난 배우들. 오케이 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보험.. 관련된 소재. 독특하다. 그냥 그저 그래도 지루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문득.. 거기다 윤하도 나왔다!
윤하가 찍는다던 영화가 이거였구나.. 노래 잘하는 윤하.

라이프플래너(보험 세일즈맨)라는 직업을 가진 류승범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 한 때 판매왕까지 했던 잘나가는 직원. 연봉 10억을 꿈꾸는 전직 야구선수. 하지만 지금은 수상한 고객들 뒷처리로 골머리 싸매고 있는 회사원. 그렇게 혹시나 있을 지도 모를 자살을 막기 위해 네 사람을 쫓아다니면서... 어느새 그들의 인생 속에 깊숙히 빠져있게 된다.

사족이지만, 보는 내내 류승범의 옷이 참 깔끔하고 멋스러웠다. 셔츠와 수트는 물론. 코트와 브리프케이스까지. 조연들의 안경 등 악세사리도...ㅋ 코디가 신경 많이 썼는가보다. 류승범이야 원래 멋쟁이로 소문나 있긴 하지만.


같은 전직 야구선수이자, 회사 선배. 항상 유쾌하다.



그동안 재밌는 역할 중심으로 많이 출연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분위기 있는 역할. 어느 역할이든지, 깊이에서 오는 그 진솔한 냄새는 여전하다.


가끔 나와서 또 하나의 재미를 주고가는 할매. 


수시로 갸스키! xx! 등 욕을 남발하는 캐릭터.'틱 장애'를 겪고있다는 설정으로 나오는데... 약간 밝게 표현해서 욕이 나올때마다 상영관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오곤 했다.

각기의 상황들이 마무리되고,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해 주는데 - 뜬금 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게 어색하지도 않다.
사실, 코미디 영화에서 류승범의 캐릭터는 비슷비슷 하긴 하지만 매번 웃음을 자아낸다. 거기에 훌륭한 조연들의 만만찮은 비중도 영화에 재미를 더하고. 스토리 또한 우리가 한 번 쯤은 꿈꿔볼... 슬프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사람냄새나는 영화. 단순하고 가벼운 듯 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푹 빠져 보게되는 영화.
가벼운 발걸음으로 영화관에 갔다가 가슴 속 따뜻함을 간직하고 나오게 되는 영화.

나올때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뭐 먹고싶은거 없어? 뭐라도 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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