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 맛집

베트남 호치민 락다운 16호

by 처음처럼v 2021. 7. 9.
728x90

7/9 00시부터 락다운 시작.

지금 포스팅을 하고 있는... 10:30 p.m. 에서 1시간 반이 지나면 락다운이 시작된다ㅠ

 

16호 조치가 발효되는데, 그 주요 내용은

1) 모든 운송수단 금지 ( 택시, 바이크, 차량 등 )

2) 필수 업종 제외하고는 다 재택근무 ( 필수 : 생산공장, 은행/전기/수도 관련, 관공서 등 )

3) 마트 빼고 다 닫어 ( 식당 테이크 어웨이도 안됨 )

4) 2인 이상 모이면 안됨 ( 그냥 아무데도 모이지 말라는 이야기 )

우리나라였다면 또....가족은 어쩌란거냐 뭐 어쩌란거냐등 사람들이 난리쳐서 이상한 세부 사항만 늘어났을 듯.

이런 것을 보면, 정부는 굵직한 기준만 마련해야지 - 사소한 소리까지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능사는 아님을 느낀다.

(대중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이익에는 충실하고 불평하기 좋아하나, 역설적으로 복잡한 것을 더욱 싫어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나, 권위에 복종하는 것을 오히려 편하게 느끼는 모순도 존재한다)

사실 어제부터 스멀스멀 사재기가 시작되었는데,

오늘 오후 늦게 날아온 위의 사진을 보면...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 7군 롯데마트 )

7군에 푸미흥(한인촌) 근처 마트가 사재기 현상이 제일 심하다고 한다.

아무래도 외국인이 구매력이 강하고, 준비성이 철저하다 보니... 

그래서 '나도 쟁여놔야 하나?'하고 생각하며, 퇴근하기 전에 사무실 바로 옆 편의점에 들러봤다.

기우였다. 여긴 물품들이 가득 가득. 아무래도 이 지역이 주거 지역은 아니다보니 아직 상태가 괜찮다. 

1) 유동 인구 자체가 확 줄었다 2) 보통 사재기를 해도 집 근처에서 한다.

2가지의 이유로 아마도 더욱 공산 물품들이 다른 곳에 비해 그득한 것 같다.

사실, 회사의 상사가 오늘 GS25를 털어놓으라고 했는데...

그득 그득한 물품들을 보았으니, 오늘은 살짝 그 오더를 어기는 걸로.

막상 내일 락다운이 시작되고 나서 처음 1~2일간은 약간 혼란이 올 수 있겠지만, 그 뒤에는 정상화 될 것으로 본다.

이동수단이 막힌 것이지 '바이크 배달'이 아예 막힌 것은 아니므로, 어느정도 여지가 그래도 있다.

다만 모든 이동이 막혔을 뿐.

결론은, 그래서 아무것도 안 사고 나왔다.

 

그리고는 짐을 싸서 집으로 가는 퇴근길에 올랐다.

평소에도 인기가 많은 약국이지만 오늘은 그 줄이 유독 길다. ( 평소에도 여기만 왜 인기가 많은지는 모르겠다 )

하지만 지난번에 이 약국에 들렀을 때에, '살롱 파스'는 없다고 한 것을 보면...

아마도 처방약 중심으로 취급하는 곳이 아닐까싶다. 다들 약봉지를 하나씩 들고 나오는 것이 관찰됨.

(대부분 작은 규모의 약국들은 '살롱 파스' 디스플레이로 아주 도배를 해 놓는다.)

그 바로 옆쪽 골목에는, 봉쇄 구역임을 알리는 표지판과 경계줄이 딱!

그렇게 또 우리 집으로 가는 골목길에 들어섰다. ( 사실 여기서도 2km는 더 가야 하지만 )

여기에 들어서면 뭔가.. 절반은 온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Distric 4의 시작점이라 그럴지도.

이렇게 가득 가득 있는 오토바이들을 보면... 코로나가 왜 잡히지 않는지 알 것 같기도 하다.

더욱이나 오늘은 유독 더 많아보여서, 입구에서부터 손 소독을 자체적으로 했다.

항상 저 오른쪽의 밥집에서 밥을 한 번쯤은 사먹고 싶은데, 서서 먹어야 하니 매번 패스하고 있다.

보통은 '바이크 라이프 스타일'이라... ( 바이크가 거의 신체의 일부나 다름 없다 )

바이크를 가게 옆에 딱 세우고, 주문도 하차하지 않은 채로 하고 음식까지 받아서는 집에서들 먹는다.

지나가다보니 또 격리 구역. 물품이 드나들기는 하는데, 저렇게 중간에서 분무기로 소독하고 나서 한 쪽으로 전달해준다.

요 사진을 찍다가 공안 아저씨에게 걸려서 사진을 삭제당했다.

하지만 삭제 버튼을 눌러도 '삭제된 사진'폴더에 가 있는 것을 몰랐던 아자씨... 죄송합니다.

그래도 막 화내면서 지우라고 한 게 아니라, 사진 지워달라고 그냥 '나긋하되 단호하게' 이야기 해 주셔서 다행.

정말 러시아워가 따로 없다...

오늘따라 유독 더 오토바이가 많았는데, 가게마다 물품을 사느라고 바이크가 멈춰 서 있는 경우가 많아서 시너지가 더해졌던 것 같다. 아무래도 락다운 바로 직전이라 그런지, 집집마다 식재료들을 사느라고 난리였다.

가게 주인들은 마지막 대목을 만난 듯 신나게 팔아대는 광경. 오랜만에 느껴본 활기였던 것 같다.

전통 시장도 다 닫혔기 때문에.

마트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생필품을 파는 가게가 곳곳에 많은데, 락다운 전에 여기도 역시나 사람들이 많다.

일상에서 자주 쓰는 소스류부터 휴지 등 일상 용품, 과자, 치약, 세제 등... 마트와 거의 똑같다고 보면 된다.

다만 사용 빈도수가 높은 상품들의 집약체라고나 할까. 가만히 보면, 로컬 가게들도 무시할 게 못된다.

한 두개 주요 상품만 찍어서 가끔 보는데, 어느 가게보다도 회전율이 빠르다.

장사의 가장 중요한 항목중의 하나.. 재고 컨트롤

워낙 사재기에 대한 제보가 많이 들어오던터라, 집에 가는길에 '마트는 꼭 한번 들러야겠다'하고 생각했다.

그래도 사재기의 현장을 한 번 확인해야지.

입구에서부터 소독 한 번 더 하고, 나오면서도 또 하고. 접촉점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소독부터 했다.

신선 식재료는 벌써 거의 sold out

음료 종류나 냉동 식품도 sold out

김이나 간편 식품도 sold out

나도 오늘은 김은 한 번 살까 했는데... '김치맛 광천김'만 남아서 그냥 패스했다. 이름부터...

'김치스낵 광천김'이라니, 구매할 의욕을 상실했다.ㅋㅋ

그리고 김에는 밥이 있어야 그나마 의미가 있는데, 햇반도 없기 때무네... 다음 기회로

전반적으로는 생각하던 것보다는 물품이 꽤 많이 남아 있었다. 직원들이 빠르게 필업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고.

여기 이 매대도, 싼 라면 종류 위주로 sold out

컵라면 매대도, 신라면 등 한국 라면 일부만 남았다. 그 뜻은.. 아주 비싼 상품만 남았다는 뜻

보통 라면 가격도 로컬 라면에 비해 한국 라면은.. 1.5~2배 정도라고 보면 된다.

여기가 특히나 로컬 지역이라, 1) 전반적으로 사재기 현상이 덜하고 2) 싼 상품 위주로 품목이 집중

되는 측면이 있다.

 

모든 가게들이 닫고 자제하고 할 때에도 이 구역은 항상 활기찼기 때문에,

나도 자연스레... 뭘 많이 안 사놔도 누군가는 가게를 열 것이라는 '근거 없는 확신'이 있다.

 

그리고 공산품 전체 물동량을 쭉 보고 있으면, 호치민 2주 봉쇄 정도로는 생필품은 절대 떨어질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마트뿐 아니라 동네 조그만 슈퍼들 또한 10발자국 걸러 1개씩 있는 상황이라...

여기는 오는 길에 있는, 조금 더 규모가 작은 마트.

여기도 인원수를 조정하며 입장시키고 있어서 대기줄이 조금 있다.

하지만 안쪽에 상품 진열을 살짝 보았을 때는 상품은 넉넉한 듯 보였다.

그리고 또 만났다. 연기가 자욱한 반미 가게. 오늘은 먹어보리라.

사실 저녁때가 한참 지났는데 별로 배가 고프지도 않고, 이따가 배고플까봐 무엇인가는 먹어야겠고...

곧 밀크티도 사먹을 것인데 부담없이 어울릴만한 것. 실패해도 그다지 큰 타격이 없는 메뉴로. 오늘은 이게 딱이다.

아주머니 반미 하나 주세요~

신이 나셔서 준비를 하시길래, 이게 돼지고기냐 물어봤더니 맞단다.

그 뒤에 뭐라뭐라 말씀 하셨는데 거기까진 알 수 없어서... '한국 사람이라서 뭐라 말하는지 잘 모른다.' 라고

이실직고했다.ㅋㅋ

'내 AAA 도 한국에 지금 가 있는데'라고 이야기 하신 것 같은데,

친척인지 친구인지 아들인지 누구를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잠깐의 대화로 서로의 정겨운 시간들에 그저 감사.

코로나 시기가 길어지다보니, 주문을 할 때에도 말을 최소화하고 경계하는 눈빛을 보내는 경우가 많기에. 더욱 소중하다.

요렇게 제대로 자글자글 굽는다. 가격은 3만동 ( 1500원 )

내부는 이렇게 생겼는데, 사실 맛은 그냥 그럭저럭이다. 생각보다 꽤 매웠고... ( 보통은 이렇게 매운 것이 잘 없는데 )

다 먹을 수는 있었는데, 생각했던 '수제 버거' 비슷한 맛은 확실히 아니었다.

여기는 '약간 매운', '다진 고기 숯불 구이'로 차별화 포인트를 둔 가게였던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지난번 '케밥'과 같이 고기가... 한 번 씹을 때마다 씹히는 무엇인가가 없었다는 것.

 

이렇게 각 노점상들마다, 각 음식점마다 비슷한 것을 파는 것 같지만 - 자세히 보면 조금씩 다 다르다.

메인 재료가 다르거나, 뭔가 하나의 재료가 특별하거나, 뷔페처럼 소비자가 세부 메뉴를 고르게 되어있거나 등등

작은 것들이지만 세분화 되어있는 장사의 기술을 배울 수 있어서 항상 재미있는 퇴근길.

몽키 바나나도 하나 샀다. 여간해서 보기 힘든데. 가격은 1송이에 2만동 (1천원)

마지막은, 회사 점심 시간에 자주 가는 단골집.

일주일에 4번은 가는 것 같은데, 최근 코로나로 통 안보이시더니 약간 숨어있는 구역으로 옮겨서 다시 돌아오셨다.

아무래도 사태가 장기화되다보니 무작정 기다릴 수만도 없었던 모양.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반가웠다 :)

오랜만에 서로 만나서는 반갑게 인사를 건낼 때, 순간적으로 '오래된 친구'를 만난 느낌이랄까

 

정제된 손놀림과, 신선한 식재료. 빠른 속도와 합리적인 가격. 더 필요한 것도 없을만치 군더더기가 없다.

아저씨는 요리와 계산을 담당하고, 할머니는 포장을 담당하는 분업화까지.

 

베트남에 와서 참 그 장사의 끝단을 보게되는 경우가 많아서 감사하다.

구매력이 작다보니 마진폭을 최소화하고 고객 맞춤형 베리에이션.

물론 그만치 신규 비즈니스를 런칭해서 궤도에 올리기까지가 힘들다는 말이기도 한데, 차근차근...

 

락다운으로 당분간 골목 구경도, 반가운 만남도 못할 것 같다.

어느새 락다운 50분 전인데... 내일 출근을 해 보고 상황들에 대응하는 것으로.

 

원래 16호에 따르면 나는 출근을 하지 않아야 맞는 것이긴 한데,

반대로 출근하여도 16호에 저촉되지 않는 상황이라 우선 따르고, 대응한다ㅋㅋㅋ

무대뽀 정신이 있어야 가끔 또 세상이 즐겁다.

( 원래 다른 나라에서 객기 부리지 않는다가 원칙인데, 아직 강령의 적용 정도를 모르니 우선 고 )

 

2021.06.15 - [여행 & 맛집] - 베트남 호치민 코로나 현황 (Covid 19)

 

베트남 호치민 코로나 현황 (Covid 19)

오늘 사무실에서 집까지 걸어가는데, 저런 철망이 가는 길을 딱 막고 있는 것. 구글 번역기를 돌려보니, '군사 지역. 출입 금지' 정도의 뜻이 되겠다. 베트남 친구에게 물어보니, F0(확진자)이 있

gem87.tistory.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