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에서 생활하다 보면 갑자기 전구나 나사, 혹은 간단한 공구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대형 마트인 이마트나 롯데 마트를 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집 근처 골목마다 자리 잡은 **'로컬 철물점'**을 찾는 재미가 꽤 쏠쏠합니다. 오늘은 호치민 로컬 철물점의 정겨운 내부 풍경을 공유해 볼까 합니다. ( 혹은 최근에 폭풍 확장중인 MR.DIY 를 갈 수도 있습니다 )
각 발코니의 타일 바닥을 청소하다보니 길고 억센 플라스틱 소재 빗자루가 절실합니다. ( 처음에는 멋 모르고 그냥 억센 수세미를 발로 밀고 다녔더니 허리가 나갈 지경이었습니다 ) 오늘은 빗자루를 찾아 삼만리.
📍 호치민 로컬 철물점의 첫인상
(좌측 사진) 집에 하나 있는 빗자루인데 아주 요긴합니다. 이거랑 80% 비슷한 상품을 찾으러 갔습니다. 혹시나 말이 안 통할까봐 이번에는 사진도 준비 해 갑니다. ( 지난번에 집 근처 철물점 2곳을 돌아다닐 때에는 상품이 없기도 했지만, 설명하는데 꽤나 애를 먹었기에 )
로컬 철물점은 보통 입구부터 바닥까지 물건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처음 보면 "여기서 물건을 찾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질서해 보이지만, 주인장에게 사진을 보여주거나 이름을 말하면 신기하게도 구석 어딘가에서 물건을 쓱 꺼내주십니다. '무질서 속의 나름대로의 질서'가 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인지 가끔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내부 풍경: 정돈된 듯 안 된 듯한 매력
철물점 내부는 천장부터 바닥까지 빈틈이 거의 없습니다. 선풍기부터 각종 수전, 파이프, 페인트통이 층층이 쌓여 있는 모습이 전형적인 베트남 로컬 상점의 분위기를 풍깁니다.


스패너, 드라이버 같은 기본 공구부터 아주 작은 나사와 와셔까지 규격별로 나뉘어 있습니다. 낱개로도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만 소량으로 살 수 있다는 점이 로컬 철물점의 큰 장점입니다. 수도 파이프도 동일합니다. 각 사이즈마다 모두 구비되어 있습니다.
전구나 콘센트, 전선 등 전기 부품들도 다양합니다. 베트남은 한국과 전압은 같지만 2개의 플러그 모양에 모두 쓸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있습니다. (한국 멀티탭은 간혹 110V 플러그 모양처럼 생긴 전자제품에 맞지 않습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구경별로 40/50 플러그를 모두 소화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이게 저같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구분입니다. 그래서 4구짜리도 1개는 못 쓴다고 봐야하고, 3구짜리도 1개는 못 쓴다고 봐야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한국에서 멀티탭을 공수 해 옵니다. 한국 꺼는 스무스하게 아주 잘 들어맞기도 하지만, 안전 장치도 상대적으로 조금 더 많습니다.
철물점이라고 해서 공구만 파는 것은 아닙니다. 자물쇠, 접착제, 빗자루, 고무 호스같은 생활 잡화도 같이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 동네의 작은 '다이소' 같은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한 3~5년 정도가 지나면 이런 곳들이 '다이소'나 'MR.DIY'로 대체될 것 같지만서도, 아예 100% 대체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 한국에서와같이 각 공사현장들 때문 )
오늘은 집에서 3~4백미터는 떨어진 철물점을 들러서 겨우 찾는 상품을 발견했습니다. 이 길다랗지만 스테인레스에 고정된 빗자루를 찾는다고 여기까지 왔어야 했습니다. 오히려 집 근처에 규모가 2배는 더 큰 철물점이 있는데, 플라스틱 막대에다가 스크류로 돌아가는 형식이다보니 청소를 할 때마다 슬슬 풀리는 것이 여간 귀찮지가 않아서 피했습니다. ( 가끔 집 앞까지 돌아다니는 보부상 할머니가 있는데, 언제 올지를 모르니 그냥 철물점을 찾아나선 것 )


미션 컴플리트.
✅ 이용 시 소소한 팁
- 사진 준비는 필수: 베트남어가 능숙하지 않다면, 필요한 부품의 사진을 찍어서 보여드리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규격이 중요한 부품이라면 고장 난 기존 부품을 직접 들고 가서 대조해 보는 것이 물론 가장 좋습니다. 특히 수도 꼭지에 맞는 고무 호스를 찾는 경우에, 10미터를 구매해놓고 쓰지 못하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으니 꼭 들고가세요 ( 경험담 )
- 가격 흥정: 보통 정찰제가 아니기 때문에 가격을 물어보고 구매하게 됩니다. 외국인이라고 해서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는 경우는 드물지만, 대략적인 시세를 알고 가면 좋습니다.
- 영업시간: 로컬 상점답게 아침 일찍 문을 열고 저녁에는 일찍 닫는 편입니다. 낮잠 시간(점심시간)에는 잠시 자리를 비우시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 총평
세련되고 쾌적한 쇼핑몰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사람 냄새 나는 로컬 철물점에서 필요한 물건을 찾아내는 소소한 성취감이 있습니다. 호치민 골목 곳곳에 숨어 있는 이런 만물상들은 베트남 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요소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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